옛날 욕심 많은 사람이 여인숙을 꾸렸다.
하루는 그 사람이 짐을 가득 싣고 와서 하룻밤 자고 가기를 청했다. 그 사람은 마구간에 말을 들여맨 뒤 무거운 짐 하나를 주인에게 맡기며 말했다.
<이 짐을 하룻밤만 잘 건사했다 주시우다.>
<아니, 이건 뭣인데요?>
<돈이 올시다.>
<예 예, 그럭허시우.>
돈 짐을 받아두고 난 주인은 꼼꼼 생각을 톱았다.
<돈 한 주머니라. 이 돈이면 평생을 놀고 먹을 수 있지 않은가! 헌데, 이 돈을 이대로 내
가 공으로 가질 수는 없을까?>
한참 궁리하던 그는 무릎을 탁 쳤다.
<옳지, 그래그래. 그게 상수야!>
그는 얼른 여편네 보고 말했다.
<여보, 얼른 나가서 까마귀 대가리 하나하고 호박씨 닷 되만 얻어다 주오.>
<아니, 이 엄동설한에 어디 가서 까마귀 대가리하고 호박씨를 얻어오란 말이우.>
<하, 포수네 집에 가보고 아래웃 할멈네 집에 가보면 될 게 아니우? >
<하필 불시로 그걸 얻어단 어디에 쓰려우?>
<하, 살 일이 나졌단 말이우. 살 일이!>
그리고, 그는 마누라 귀에 대고 소곤거렸다. 그 말을 들은 마누가 대뜸 입이 함박만해져서 불이 펄쩍나게 밖으로 나갔다. 그 날 저녁 그들은 까마귀 대가리 탕국을 해서 그 손님을 대접하는 외 호박씨를 부지런히 까서 들어갔다.
<아니, 웬 호박씨를 이리 까 들어오시우?>
손님이 의아해 묻는 말에 주인은, <하, 호박씨를 많이 자시면 살도 찌고 좋지요.> 하며 기를 쓰고 까서 대접했다. 손님은 이거 참 살다살다 고마운 주인도 다 본다며 그들 내외가 까들어오는 대로 다 먹었다.
그 다음날 아침이었다. 손님은 떠날 때가 되자,
<저 주인님, 엊저녁 맡긴 그 돈주머니를 내다 주시우.>라고 했다.
그 말에 주인 내외는 눈앞이 새까매났다...
손님이 떠나자 아낙네는 입이 따바리만치 나와 투덜거렸다.
<젠장, 까마귀 대가리와 호박씨를 많이 먹이면 돈주머니를 잊고 간다고 하길래 애써 구해 다 손부부리 터지게 까먹였더니 잊기는 무얼 잊어?!>
억이 막혀 천정만 바라고 섰던 남편은 그제야 생각난 듯 무릎을 탁 쳤다.
<오, 그 사람이 잊기는 잊었구먼!>
<아니, 무어 잊었단 말이요?>
<우리가 먹인 밥값과 주숙료를 까맣게 잊어버리고 갔단 말이요.>
그 말에 여편네 더욱 화가 나서 빽 소리쳤다.
<흥! 그러고보니 결국 남잡이가 제잡이 된 셈이 아니요?!>
이로부터, <남잡이 제잡이>라는 속담이 널리 전해지게 되었다고 한다.
옛날 욕심 많은 사람이 여인숙을 꾸렸다.
하루는 그 사람이 짐을 가득 싣고 와서 하룻밤 자고 가기를 청했다. 그 사람은 마구간에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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