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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깁고 더함 2007/12/28
   
 
 
 
  인물
“한국어 폐강되면 한국도 잊혀져요”

미국 워싱턴 주립대의 한국어 강사 김수희씨(38)가 ‘한국어 강좌 살리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몇달 전 유일한 한국어 교수가 이 대학을 떠났고, 내년 5월 김씨의 강의 계약이 끝나면 이곳의 한국어 강좌가 사라질 위기. 그녀는 뜻있는 사람들과 함께 한국어 강좌 살리기 서명운동을 벌이는 한편, 미국 내 교수와 강사들에게 간곡한 편지를 보내는 일을 쉼없이 하고 있다. e메일 인터뷰를 통해 그녀는 미국내 한국어 강좌의 필요성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없어져도 다시 만들면 되겠지’라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 위험합니다. 한국어를 배우는 통로가 막힌다면 한국이란 나라까지도 점점 잊혀지게 될 것입니다. 대학에서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는 일본어와 중국어에 치여 힘을 쓰지 못하는 한국어를 생각하면 답답할 뿐입니다”

이국땅에서 한국어 강사로 일하면서 한국문화를 알리는 데 언어교육기관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피부로 느꼈던 그였다.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가진 미국인들은 한국어를 배우기 원했고, 대학강좌를 찾았다. 한국어를 배운 그들은 언어를 한번 써 보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았다. 언어는 우리 문화를 맛보고 익히게 하는 귀중한 방법이었다.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는 교포들에게 든든한 뿌리의 역할을 하는 것도 한국어 강좌였다.

4년 전 이 대학에 부임한 김씨는 이러한 사정을 알고, 외국인반과 한인 자녀반을 따로 나누고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이 프로그램은 큰 인기를 끌면서 200여명의 젊은이들이 등록을 할 정도로 성장했다. 이렇게 겨우 자리를 잡아나가고 있을 즈음 한국어 강좌의 폐강 소식은 김씨에게는 큰 충격이었다. 정부와 현지 교민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일본어, 중국어와 비교해 보면 황당한 결정이었다.

“학교는 여러가지 복합적인 이유로 강좌를 접겠다는 결정을 내린 것 같아요. 그렇지만, 한국어 강좌가 소리없이 사라지는 것을 무관심하게 바라보고만 있다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김씨는 한국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서울에 아는 사람들을 동원해 도움을 요청했다. 그 결과 보컬그룹 ‘해오른 누리’와 연락이 됐고, 이들이 발벗고 나서기로 했다. 해오른 누리는 지하철역에서 노래를 부르며 폐강 위기에 처해있는 한국어 강좌를 되살리는 캠페인을 벌이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관객들은 한국어강좌 폐강 반대서명을 했다. 지난달 13일부터 18일까지 계속된 캠페인에는 600여 명이 서명을 했고, 이 자료는 김씨의 손을 거쳐 워싱턴 주립대학측에 전달됐다.

“앞으로 일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한국어강좌 살리기 운동이 단순히 강의 하나를 살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한 나라의 문화를 다른 문화에 정착시키려는 소중한 운동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가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2003/08/11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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