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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깁고 더함 2007/12/28
   
 
 
 
  인물
북한시인 김조규 관심 높아져

영욕이 교차하는 20세기를 살아온 우리나라의 여러 문학인 중 비교적 지조를 잃지 않은 시인 김조규(金朝奎·1914~1990)에 대한 문학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조규는 평남 덕천에서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나 숭실학교를 다니는 등 신교육을 받았지만, 일제의 탄압을 피해 간도(間島·지금의 연변자치주 일대)로 가서 활동하다가 해방을 불과 수개월 앞두고 귀국해서 죽을 때까지 북한에서 활동한 작가이다.

그의 작품이 외부에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그가 미국에 사는 동생 김홍규에게 자신의 작품을 보내서 빛을 보게 한 데서 시작된다. 그러나 김조규는 북한정권을 의식해서 마치 동생이 자신의 작품을 받아보고 쓴 것 처럼 동생의 이름을 빌어 ‘형님의 시집과 작품원고를 받아안고’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최근 김조규에 대한 석사학위 논문을 쓴 연변의 시인 석화(石華)씨는 “김조규는 일제를 피해 간도에서 한글로 작품활동을 한 점에서는 윤동주(尹東柱)와 비슷하며, 해방을 코앞에 두고 고향으로 돌아온 점에 있어서는 청마(靑馬) 유치환(柳致還)과 비슷하다”고 밝혔다.

그가 윤동주와 비슷한 점은 또 하나 있는데 그것은 윤동주를 발굴했던 일본 문인 오오무라 마스오씨가 김조규의 해방후 작품연보도 작성한 데서 나타난다.

김조규에 대한 재인식은 1988년 재북문인들의 해방전까지의 작품에 대한 해금조치가 이뤄짐에 따라 조금씩 빛을 보기 시작했다. 1990년 가을엔 숭실대학교에서 그를 초청하려 준비했으나 1990년 12월 3일 사망함에 따라 이뤄지지 못했다. 지난해 연변에서 전집이 나옴에 따라 그의 시 세계를 볼 수 있게 됐다.

석화씨는 김조규는 “식민지 지식인으로 어쩔 수 없이 감당해야 할 참담한 당대현실을 기록해야 하는 소명을 지니고 파멸되어 가는 조선농민의 몰락을 온몸으로 체험하며 시에 담아냈다”고 말했다.

석씨는 특히 김조규 시 연구를 통해 “지금까지 남과 북이 각기 걸어온 시문학 발전상의 한 부분을 확인하고 통일 시문학을 구축하는 단서를 잡을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조규의 시세계는 환경만큼이나 다양한 변모를 겪는다. 일제시대에는 절망하는 사회와 개인간의 관계속에서 모더니즘의 전형으로서의 자폐증적 내면화 경향에 빠져들었다.

40년대 만주와 간도에서의 유랑생활 가운데서는 민족수난의 현장을 기록하는 대표적인 소재로서 역과 열차가 그의 작품속에 자주 등장한다. 발표지 미상의 육필 원고들은 정상적인 문단활동이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그가 창작했음을 보여준다.

북한에서도 상당한 명성을 떨쳤던 김조규는 김일성독재체제 아래에서 자칫하면 자신의 시가 정치적으로 오염될 위험에 처했으나, 다행히도 평양을 떠나 양강도(백두산 부근)로 내려가서 사망할때까지 활동하는 바람에 극단적인 정치적 오염을 피해갔다.

이런 것들이 김조규로 하여금 일제시대와 공산정권을 거치면서도 현명한 판단과 처신으로 한글의 서정성을 살려온 몇 안되는 근대시인중의 한명으로 남게 한다.

2003/11/12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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