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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깁고 더함 2007/12/28
   
 
 
 
  인물
구상 시인 삶과 문학

11일 타계한 구상 시인은 죽음을 통해 영원한 생명을 얻는 기독교적 신비를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일깨운 우리 시대의 선지자였다. 고인은 입원 중임에도 불구,장애인 문학지 `솟대문학`에 2억원을 쾌척한 것을 물론,지난해 10월 병상에서 쓴 `오늘서부터 영원을 살자`는 제목의 유언장을 문예지 `한국문인`(10·11월호)에 미리 공개하기도 했다. "우리에게는 오늘이 영원속의 한 표현이고 부분이고 한 과정일 뿐입니다. 그래서 나는 `오늘서부터 영원을 살자`는 한마디를 가족을 비롯해서 문인어록이나 서명첩 같은 데 이미 유언처럼 쓰고 있습니다."

1946년 원산에서 동인시집 `응향(凝香)`에 `밤` `여명도` `길` 등을 발표하며 문단에 나온 시인은 그러나 시 `길`의 한 구절인 `안개를 생식하는 짐승이 된다`는 표현을 두고 좌익 평론가들로부터 "사람이 밥 없이 안개를 마시고 산다는 게 얼마나 비과학적이며 관념적이냐"는 비난을 받는 등 필화를 겪었다. 공산체제를 견디지 못해 월남한 고인은 6·25 전쟁이 발발하자 국방부 기관지인 `승리일보` 창간과 종군 문인단인 `창공구락부`에 참여했다. 고인은 수많은 정치 참여 권유를 냉혹하게 거절한 것으로도 유명했다. 개인적으로 만나면 `박첨지`라고 불렀던 박정희 대통령을 비롯,신익희,장면 총리 등이 그에게 집요하게 정치 입문을 권했으나 그때마다 손을 내저었다.

구상 시인의 시세계는 기독교적 존재관을 바탕으로 한 신비주의적 형이상학으로 집약된다. 지난해 3월 계간 `시로 여는 세상`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나의 시는 인간존재에 대한 인식과 형이상학적 심상을 바닥에 깔고 있어 시의 서정성보다 사상성에 더 관점을 둔다"며 "언어를 다루는 시인은 가장 먼저 언어의 화장술을 경계해야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시인 구상을 설명할 때 빠뜨릴 수 없는 것이 폭넓은 친교다. 화가 이중섭,시인 오상순,마해송,깡패시인 박용주에 이르기까지 그는 숱한 예술적 천재는 물론 기인들과도 깊이 교류했다. 이중섭은 한때 구상 시인의 왜관 집에서 함께 기거하기도 했으며 이 무렵 그린 그림이 `K씨의 가족`이다. 고인의 서재인 `관수재`에는 이중섭이 담뱃갑의 은박지에 연필로 그린 `천도 복숭아` 그림이 걸려있다. 젊었을 때 폐수술로 입원한 구상 시인을 문병온 이중섭이 "왜 어떤 병이든지 먹으면 낫는다는 천도복숭아 있지 않아. 그걸 먹고 우리 상(常)이 어서 나으라는 말씀이지"하며 즉석에서 그려준 것이다. 고인은 이제 하늘에서 이중섭과 함께 천도 복숭아를 한 입 베어 물었을 것이다.

○…이날 빈소인 서울 강남 성모병원에는 문인,종교인 등 사회 각계인사들이 찾아와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조화를 보내 조의를 표했고,김수환 추기경,서영훈 전 적십자사 총재,문덕수 박연희 김남조 김광림 성찬경 김종길 김종해 신세훈 신달자 등 많은 문인들이 빈소를 찾았다. 김수환 추기경은 "고인은 문단만이 아니라 나라를 위해서도 시를 통해 그때그때 삶의 의지를 주었던 분"이라며 "모든 것을 향해 열려 있었고,항상 마음을 비운 진실의 사람이었다"고 추모했다.

장례위원장인 문학평론가 구중서씨는 "사선을 넘어 월남했지만 전쟁중에는 인민군의 묘지를 만들어 준 뒤 `적군 묘지앞에서`라는 시를 쓰는 등 그는 편협된 이데올로기나 정파,권력에 가담하지 않고 인간본성과 양심을 쉬우면서도 뜻이 깊은 시로 표현했다"며 "고인의 시세계는 넓고 크다"고 추모했다

2004/05/11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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