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른 이 177657617 명
  깁고 더함 2007/12/28
   
 
 
 
  인물
사투리는 표준어 들러리 아닌 민족문화

“화장실은 ‘통시’, 뱀은 ‘배암’, 털은 ‘터럭’, 회충은 ‘거시’라 했습니다. 이런 말들은 18세기 경상도 사람들이 사용했던 순수 우리말들입니다.

” 경상도 방언(方言) 연구에 남다른 정성을 기울이는 이상규(李相揆.50) 교수는 한글날(9일)을 앞두고 점차 사라지는 방언에 대한 사람들의 무관심이 안타깝기만 하다.

이 교수는 최근 어렵게 구한, 1700년대 경상도 방언을 수집한 고서(古書) ‘필사본 유합(筆寫本 類合)’을 살펴보며 연구논문을 내기 위해 1천500자에 이르는 단어들의 어원과 그 뜻을 되새기면서 방언의 소중함을 다시 느끼고 있다.

우리말 특히 지역색이 살아있는 사투리에 대한 그의 애정은 남다르다.

그는 ‘더운밥’과 ‘뜨신밥’ 중 어떤 말이 맞는지 물으면서 방언의 보호가치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표준어는 ‘더운밥’으로 나오지만 반대말이 ‘추운밥’이 아닌 ‘찬밥’인 것을 생각해 보면 경상도 방언인 ‘뜨신밥’이 더 정확한 어휘인 것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경상도 사람들만이 ‘경’을 ‘갱’ 또는 ‘겡’으로 발음하는 이유를 분석해 줬다.

18세기쯤 이 지역 사람들은 ‘병’을 ‘벵’, ‘해변’을 ‘해볜’으로 읽었던 것. 그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 ‘경제’를 ‘겡제’ 또는 ‘갱제’라 발음한 것도 이런 지역방언에서 연유한다고 설명했다.

우리말 방언사전 ‘경북도편’을 집필하는데 직접 참여하기도 했던 이 교수는 “서울말 역시 국민 다수가 쓰는 하나의 방언이며 지역 사투리 역시 ‘언어인권’이란 측면에서 보존하고 소중히 간직해야 할 민족문화”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표준어를 지키기 위한 논리에 갇혀 사투리를 표준어의 들러리나 박물관의 전시물로 보는 것은 지역 공동체의 삶을 송두리째 뿌리뽑는 일종의 만행”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20여년 이상 지역방언을 연구한 이 교수는 왜곡되고 있는 고운 우리말과 사라지고 있는 토속 사투리를 보면서 안타까움을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60, 70대 노인들이 아직까지 사용하고 있는 경상도 방언들이 자취를 감추고 나면 지역에서 수백년 간 살았던 조상들의 혼까지 잃어버리는 것”이라며 방언에 대한 요즘 세태의 무관심을 아쉬워했다.

통일 이후의 남북언어 동질성 회복을 위해 노력 중인 이 교수는 경북 영천 출생으로 1972년 경북대 국문과에 입학, 대학원을 졸업한 후 울산대를 거쳐 현재 경북대에서 후배들을 가르치고 있다.

2004/10/08 매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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