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단어의 어원과 그 유래에 관해 웃음 섞여 하는 농담들이 많다. 어떻게 보면 참 신선하고 그 상상력이 그저 놀랍다. 하지만 진실을 왜곡하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들이 정설로 둔갑되는 것은 그냥 웃고 넘길 문제가 아니다. 말이 생성된 비밀을 풀어가며 우리말의 신비를 벗기고 또 거기에 녹아 있는 우리 문화를 이해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충북대 조항범 교수(47).
현재 조 교수는 ‘어원사전’과 ‘지명어원사전’을 준비하고 있다. 지명어원사전은 전국에 산재한 지명을 찾아 정리하고, 지명 하나하나의 어원과 유래를 밝히는 작업이다. 지명은 고어를 오랫동안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국어사 연구의 중요한 자료가 될 뿐만 아니라, 역사와 문화도 담고 있어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밝히는 생생한 자료가 될 수 있다.
“최근 발간된 어원 관련 책들을 보면 대부분이 전문학자가 아닌 아마추어 학자가 쓴 것으로 전문가가 집필해도 실수가 많은데 심심풀이 차원에서 아마추어 학자가 쓴 책이야 잘못이 얼마나 많겠습니까. 중·고등학교 선생님들이 이런 책의 내용을 그냥 학생들에게 전달한다고 하니 걱정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아저씨’는 아기를 낳을 수 있는 씨가 있어서 아저씨이고, ‘아주머니’는 아기를 낳을 수 있는 주머니가 있어서 아주머니라는 해괴한 이야기가 교육 현장에서 되풀이되고 있다고 안타까와 하고 있다. 조 교수는 최근 중·고등학교 때 잘못 배운 어원 60가지를 바로잡는 원고를 탈고하고 조만간 책으로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