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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른 이 174940819 명
깁고 더함 2007/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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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은 한국 알리는 우수한 꾸림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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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문화상 수상한 박용수 한글문화연구회 이사장
훈민정음이 만들어진 지 560돌. 기념일에서 국경일로 승격된 이후 첫 한글날을 맞은 지난 9일 사단법인 한글문화연구회는 세종문화상 민족문화부문을 수상했다. 한글문화연구회는 지난 89년 문익환 목사가 박용수 이사장이 펴낸 ‘우리말 갈래사전’을 고 김일성 주석에게 선물하면서 겨레말 통일 사전을 만들기로 합의한 이후 갈래사전의 증보 작업을 위해 90년에 만들어진 단체다.
이후 ‘겨레말 갈래 큰사전’(93년), ‘새우리말 갈래사전’(94년), ‘겨레말 용례사전’(96년) 등을 펴냈고, 2003년부터 컴퓨터에서 검색이 가능한 ‘자연어 검색 전자 갈래사전’을 개발중이다. 우리의 나라말을 다듬고 가꾸는 데 수십년을 바쳐온 박용수(사진·72) 이사장을 연구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 한글날이 국경일로 승격된 날에 큰 상을 받았다.
“우리말을 살리기 위해 해 온 작업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기쁘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말을 제대로 쓰는 사람은 많지 않다. 수십만 개 낱말 속에서 찾고자 하는 말을 적절히 쓰지 못하는 용어생활로 우리는 여태 반신불수로 살아왔다. 우리 국어 문화를 발전시켜 나가려면 나라말을 마음껏 찾아 쓰는 길을 열어 나라말 중심으로 용어생활이 이뤄지도록 이끌어야 한다.”
- 한글 사랑에 눈을 뜨게 된 계기는.
“형님과 중학교 국어 선생이 친구 사이였는데 책 심부름을 하다 월북시인인 임화의 시와 신석정의 ‘들길에 서서’를 접하면서 시에 먼저 빠졌었다. 국어 선생이 시조를 지어 오라는 방학 숙제를 냈는데 공책 한 권에 공들여 쓴 시를 선생이 홱 던지며 ‘왜 우리말이 한 마디도 없느냐’면서 ‘쉬운 우리말이 있는데 왜 한자를 쓰느냐’고 혼났다.”
- 시인이자 사진가이기도 하고, 이력이 다양한데.
“그 모든 것을 가능하게 했던 것은 나의 장애였다. 1950년 봄에 장티푸스를 앓았는데, 한국전쟁으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 청각을 잃었다. 청각을 잃은 자식이 안타까웠는지 부모님이 사진을 배우게 했고, 서울에서 사진관을 운영하며 기자들이 외면한 민주화운동의 현장을 기록했다. 귀울음으로 잠을 설치고 낙오자로 살 때는 시가 큰 기쁨이었다. 69년에 무작정 상경해 ‘바람소리’라는 시를 썼는데, 이 짧은 시에도 한자가 들어가 있었다. 남의 나라말이 없으면 시 한 편 쓰지 못한다는 아쉬움, 여기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말을 찾아 나서게 됐다. 이문구, 고은 등과 함께 자유실천문인협의회 창립에 참여한 이후 ‘바람소리’를 다시 쓰는 작업에 들어갔는데, 원고지 800장쯤 쓰고 나니 그 동안 모아놓은 우리말이 바닥나 버려 일단 시집으로 냈다. 이후 지인이 내가 모아놓은 낱말뭉치를 보고 책으로 내 보자며 출판사를 소개해 이를 정리하고 분류해 ‘우리말 갈래사전’을 냈다.”
- 사진가의 피를 자손이 이어받은 것 같다.
“한겨레21 박승화 기자가 아들이다. 나와 마찬가지로 사진을 찍고 있는데, 최근에는 저널리즘 공부를 더 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
- 신문과 방송, 인터넷이 우리말을 오염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신문들이 한글 전용으로 가고 있긴 하지만 용어 자체는 여전히 한자어다. 외래어가 아닌 외국어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고, 정체불명의 조어를 만들어내는 곳도 언론이다. 우리말이 오염됐다면서 스스로 오염시키고, 한글날 하루만 ‘반짝 기사’를 내놓고 후속 대책은 없다.”
- 우리말의 오염을 막고 제대로 된 우리말을 지키기 위한 방법이 있다면.
“국가 차원에서 국어 보호의 의지를 보이고, 정책적으로 국어 사업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지금처럼 영어 마을이다 뭐다 다른 나라말에만 빠져들면 우리말은 오염 정도가 아니라 전멸할 것이다. 우리말을 우리끼리 쓰는 데 그치지 않고 세계화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한국을 알리는 데 한글이라는 가장 우수한 꾸림정보(콘텐츠)를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2006/10/12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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