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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깁고 더함 2007/12/28
   
 
 
 
  인물
남북 언어 이질 현상 극복 시급해

“2008년이면 한글학회 창립 100돌이 됩니다. 학회 100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한글학회 100주년 기념관’을 건립하고, 내년에 남·북한 언어의 이질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남북한 한글학자 교류대회’를 열 계획입니다.”

한글학회 창립 100주년을 2년 앞둔 김계곤(81·사진) 한글학회장은 24일 “한글은 세계적으로 가장 과학적이고 배우기 쉬운 문자 이상의 가치가 있는 말글”이라며 앞으로 ‘한글 알리기와 지킴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북 청도 출신인 김 회장은 1953년 부산 경남고에서 국어 교사로 출발해 평생 한글학자로서 외길을 걸어 오다 2004년 3월 한글학회장에 취임했다.

그는 올해 초 구성한 ‘한글학회 100년사 편찬위원회’를 통해 학회의 역사 집필을 내년 하반기까지 끝내고, 세계 곳곳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외국인 교사들을 대거 초청해 한글의 우수성과 과학적인 한글 교육법을 전하겠다고 밝혔다.

학회는 현재 100년사 편찬위를 통해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한글을 주제로 한 국제학술대회 등 다양한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김 회장은 “일제 때에도 한글날이 있었다”며 “이는 선배 국어학자들이 목숨을 걸고 우리 말과 글을 지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908년 창립된 국어연구학회는 일제 때 우리 국민의 민족의식을 높이기 위해 훈민정음을 반포한 지 480돌 되는 1926년 10월9일을 ‘가갸날’로 정하고 기념식을 가졌어요. 바로 이 날이 첫 번째 한글날이에요. 지금 우리가 한글을 쓸 수 있는 것도 모두 선배 학자들의 피땀 어린 노력의 덕분이지요.”

그는 특히 “당시 외솔 최현배 선생은 감옥에서 온갖 고문을 당하면서도 ‘내 나라 사람이 내 나라 말을 공부하는데 무엇이 문제가 되느냐?’고 당당히 맞섰다”며 선배 학자들은 한글 사랑과 나라 사랑을 하나로 여겼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세종대왕과 이런 선배 학자들의 고귀한 정신을 받들어 학회도 한글의 독창성과 중요성을 드높이고 민족적 자긍심을 북돋우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사전 편찬 등 한글 보급과 홍보 사업에도 더욱 힘을 쏟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나라에 여러 국경일이 있지만 이 가운데 하나만 선택하라고 하면, 서슴지 않고 한글날을 꼽을 겁니다. 이는 세종대왕께서 한글 창제를 통해 우리나라가 독립국가임을 대외에 과감히 선포했기 때문입니다.”

김 회장은 “학회는 우리 말글을 더 갈고 다듬는 것 외에도 남북 말글 이질화를 극복하는 일에도 힘써 온 겨레의 말글살이를 하나로 통일하는 데 이바지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2006/12/25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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