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은 5일 "수장고에 보관하고 있던 금속활자 수십만자 가운데 한글금속활자 752자를 정리해 자료집을 내는 과정에서 1461년(세조 7) 간행된 '능엄경언해'를 찍을 때 사용한 활자로 보이는 작은자 30자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재정 학예연구사는 "활자 실물을 확대 촬영하고 금속 성분이나 비중을 분석해 이들 30자가 '능엄경언해'나 1481년 간행된 '두시언해'에 찍힌 글자의 크기나 모양과 똑같고 나머지 활자와 차이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견된 금속활자는 한글 금속활자 실물로는 가장 오래된 것. 금속활자는 여러 번 써서 마모되면 녹여서 다시 만들기 때문에 조선 초기에 만든 활자로 찍은 활자본은 남아 있어도 임진왜란 이전의 활자 실물은 전하는 게 없었다.
한자를 포함,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실물은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고려시대 한자 활자인 '복'자와 북한 평양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전'자로 알려져 있으나 둘 다 개성의 무덤터에서 발굴된 것으로 전해질 뿐 정확한 출처와 실제 인쇄 사용 여부는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