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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깁고 더함 2007/12/28
   
 
 
 
  인물
[교단에서] 한글 사랑 실천을

지난 9일은 한글날이었다. 한글은 1997년 10월 1일 유네스코가 세계 기록 유산으로 지정한 문자이며, 지구상에 있는 100여 개의 문자 가운데 제작 원리와 이념이 정리되어 있는 유일한 문자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언어학대학이 합리성, 과학성, 독창성, 실용성 등의 기준에 따라 점수를 매긴 결과 1등을 차지한 문자라고도 한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도 우리 언어의 우수성을 모르고 산다. 너나 할 것 없이 서구 지향적 성향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 짓는 아파트 이름은 하나같이 어려운 말로 되어 있다. 정부가 주도하는 정책명, 행사명도 다국적어 투성이다. ‘문서는 문화예술진흥법 제7조의 규정에 의한 어문규범에 맞게 한글’로 작성하도록 되어 있는 사무관리규정이 무색할 뿐이다.

학생들과 간판 글씨에 대해 조사해 본 바 있다. 따로 통계를 내지 않아도 알 일이었지만 50%정도가 순 외국어, 30%정도는 국적 불명의 언어로 되어 있었다. 순 우리말은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걸로 조사·보고 되었다.

어쨌든 생활 속에서 바른 단어를 선택하고, 어법에 맞는 문장을 구사하려는 노력은 필요하다. 한글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우리의 자부심과 후손들의 자긍심이 커진다. 그렇지 않으면 한글은 어린 학생들의 욕설 속에서나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사람마다 바르게 쓰려는 노력을 하자. 더 나아가 잘못 씌어진 단어, 문장 등에 대해서는 고치도록 요청하자. 그런 의식들을 교실에서부터 심어주자.

사무실 옆 은행에서 공원을 만들고 안내 표지를 내걸었다. 그 중 잔디가 완전하게 뿌리를 내리지 못했으니 ‘출입을 삼가해 주십시오.’라는 표지가 있었다. 마침 업무 관련 직원을 안다는 분이 있어, ‘삼가해’를 ‘삼가’로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가’는 ‘삼가다’를 기본형으로 하는 불완전동사이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며칠 뒤 ‘출입을 삼가 주십시오.’로 바뀐 표지를 보는 순간 이 은행 관계자들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수십 개의 표지를 바꾸려면 예산이며, 업무 담당자의 책임이며 따져 볼 문제가 많았을 텐데, 즉각 시정 조치를 하였기 때문이다.

반면, 오류를 인지하고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경우도 있었다. 광고 중 ‘무료 주차 서비스와 함께 ○○세 이상 관람할 수 있습니다.’는 내용이 있다. 광고 담당자에게 ‘서비스와 함께 보는’ 영화도 있느냐고 했더니, 오류에는 동의하면서도 아직도 고치지 않고 있다. 광고 효과를 더 따져봤을 지도 모르겠다.

국학 전공도 영어로 수업을 하자는 시대지만 ‘이동전화의 한정된 자판을 가장 능률적으로 운용할 수 있어 디지털시대의 총아로 떠오를 문자가 바로 한글이다’는 말을 기억하자.

박정곤(대구시교육청 장학사)

2007/10/23 매일신문



   
 
번호 예제 날짜 출처
212 [지평선] 한글날과 눈뫼 2006/10/08 한국일보
211 하버드대 매캔교수 등 7명, 한글 발전 유공자로 선정 2006/10/03 세계일보
210 [만나고 싶었습니다] 한글학회 김계곤 회장 2006/10/03 소년한국일보
209 `우리말 전령사` 된 농학박사 2006/09/27 뉴시스
208 세종, 오백년 문화의 터전을 일구다 2006/09/22 한겨레
207 [정보화 사령탑](70)국립국어원 이상규 원장 2006/09/11 전자신문
206 `우리말글 지킴이`에 YTN 이광연 앵커 2006/07/10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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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 [문화재청] 세종대왕 탄신 609돌 기념 숭모제전 봉행 2006/05/12 연합뉴스
203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박영근 시인 타계 2006/05/12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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