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학교의 외국어 교육은 개개인의 언어능력이 떨어진다는 확신을 아이들에게 심어줄 뿐입니다."
일본인 언어학자 사카키바라 요우(71)가 강연하기 위해 지난달 29일 내한했다.
일본에서 유행하고 있는 외국어 자연 학습붐을 일으킨 그는 "언어는 아이가 말을 익히듯 자연스럽게 체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년 전 `2~3년 만에 7개 국어 이상을 유창하게 말할 수 있다`는 파격적인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어 큰 인기를 모았다.
그의 외국어 학습 비결은 여러 언어로 녹음된 테이프를 듣고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 지도교사나 교재.사전 등 기존의 학습방식을 철저히 배제한다.
그는 1981년 `히포 패밀리 클럽`이라는 다언어 활동모임을 만들어 전세계에 가족 단위의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현재 일본을 비롯, 미국.러시아.멕시코.프랑스.독일.이탈리아 등 20여개국에서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국내 지부는 지난 5월 설립됐으며, 과천과 부천.용인.천안 등지에 9개의 지역별 소그룹이 결성돼 있다.
회원들은 노래와 율동을 하거나 테이프를 듣고 따라하면서 자연스럽게 외국어를 익힌다. 매주 한두차례씩 지부별로 모임을 갖고 그간 익힌 내용을 점검한다.
방학이나 휴가 때는 외국의 회원 가정에서 민박하며 자연스럽게 외국문화를 접하는 기회도 갖는다.
이들은 일본어와 한국어.영어.스페인어.프랑스어.독일어.중국어.이탈리아어.러시아어 등 16개 국어를 사용하고 있다.
"40년 전 룩셈부르크를 방문했을 때 각기 다른 언어를 쓰는 6~7세 가량의 아이들이 어울려 노는 모습을 지켜본 뒤 이 학습법을 개발했습니다."
그는 "인간은 모든 환경에 적응할 수 있기 때문에 누구나 수백개의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나이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누구든지 외국어를 익힐 수 있다는 게 그의 신조다. 일본의 전체 회원 2만9천여명 가운데 10%가 60세 이상 장년층이다.
"정말로 2~3년 안에 여러 언어를 습득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개개인의 노력 여하에 따르지만 실패할 확률은 18%"라고 대답했다.
그는 1일 오후 3시 여의도 굿모닝 타워에서 `다언어의 세계를 열자`라는 주제로 강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