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지의 한국인을 만나보는 KBS1 `한민족 리포트`(밤 12시)는 4일 `엄마라는 이름으로-덴마크 이미림`편에서 덴마크로 입양된 50여명의 한국인과 그들에게 한국 문화를 가르치는 이미림씨(46)를 소개한다.
매주 월요일 오후 덴마크 코펜하겐의 한국식당 `한국의 집`은 한국어수업을 받으러 온 50여명의 한국계 입양인들로 붐빈다. 그 중에는 수업에 못 온 한국인 여자친구를 대신해 참석한 덴마크인 남자친구도 있다.
모든 수업의 교사는 식당 주인 이미림씨다. `한국의 집`에 들어올 때는 누구나 고무신을 신어야 한다. 이곳에서는 한글 수업은 물론 한국 영화보기, 한국 음식만들기, 다도회, 붓글씨 등 다양한 한국문화 체험이 펼쳐진다. 얼마 전 영화 `엽기적인 그녀`를 보다가 `엽기`라는 단어의 뜻을 덴마크어로 설명할 길이 없어 난감해하기도 했다.
제작진이 촬영을 나간 날 `한국의 집`에서 준비한 한국문화강좌의 주제는 `고스톱`. 이씨는 화투를 가르치는데 망설였지만 이것 역시 한국의 놀이문화라는 생각에 과감히 선택했다. 한국계 입양인들은 화투의 그림을 맞춰가며 점수를 계산하는데 시간가는 줄 모른다.
덴마크에 입양된 한국 아이들은 1만여명. 한국문화에 대한 호기심이 가득하나 접할 기회가 거의 없는 이들에게 이씨가 12년째 한국문화를 가르치고 있다. 이씨는 덴마크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입양인들이 받는 소외감과 상처를 달래주는 `제3의 엄마`인 셈.
이씨는 “한국은 입양인들의 삶에 아무런 물질적 도움을 주지 못했지만이들의 마음은 한국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득차 있다”면서 “이들이 조국을 미워하지 않고 조국의 문화에 깊은 관심을 가진다는 게 감사할 따름이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