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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깁고 더함 2007/12/28
   
 
 
 
  인물
신세대 언어 `이모티콘` 만드는 여자 세종대왕

문자와 숫자를 조합해 의미를 전달하는 `이모티콘(emoticon)`이 네티즌의 또 다른 언어로 자리잡고 있다. 얼마나 기발한 이모티콘을 사용하는가에 따라 그 사람의 감각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기도 한다. 이모티콘으로 감각 언어의 세계를 만들어 가는 한 젊은 여성을 만났다.

"수많은 네티즌과 모티즌은 한결같이 `이모티콘은 KTF의 매직엔(Magicⓝ)이 최고`라고 말하죠. 그 뒤에 제가 있습니다."

㈜지어소프트(www.gaeasoft.co.kr) 모바일서비스 사업본부 서비스 개발팀의 이모티콘 디자이너 조문주씨(24·여). 정사원 발령을 받은 지 아직 1년 6개월밖에 되지 않은 `햇병아리`다. 그러나 그는 현재 1,000만 명이 사용하는 KTF 무선인터넷 매직엔의 `문자나라` 서비스를 총괄하고 있는 당찬 신세대 여성이다.

그는 매일 아침 9∼10개의 새로운 이모티콘을 디자인해 `문자나라`를 업데이트한다. 물론 매직엔뿐 아니라 다음·스카이러브·프리챌 등 주요 대형 포털사이트에도 그가 만든 이모티콘을 제공한다.

"매일 이모티콘을 만드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누구나 자신만의 특별한 사연을 새로운 이모티콘으로 표현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죠."

수없이 많고 다양한 이모티콘 아이디어를 그는 어디에서 얻을까. 우선 그는 유행하는 CF를 많이 본다. 광고에는 최근의 트렌드가 그대로 반영돼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 주변 친구들이나 청소년들이 자주 쓰는 용어나 몸짓 등을 유심히 관찰한다. 그 언어와 몸짓을 이모티콘으로 표현한다. 그렇다고 하루 종일 의식적으로 이모티콘 생각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생활일 뿐이다.

"중학교 때부터 통신을 시작해 거의 매일 채팅을 했어요. 그래서 젊은이들의 인터넷 문화와 통신언어에 익숙한 편이죠. 통신은 제 생활입니다."

대학 때 현재의 회사에서 전산 관련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아주 우연한 기회에 이모티콘을 만들게 됐다. 지어소프트가 KTF의 매직엔 서비스를 관리하게 됐을 때다. "한번 만들어 봐!" 상사의 이 한마디에 그의 직업이 결정된 것.

아직 젊은 나이지만 그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이모티콘 경연대회`의 심사위원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에는 심사위원들조차 이모티콘이 뭔지 제대로 모르는 상태였다. 또 출품된 작품 중 60%가 남의 것을 베낀 가짜임에도 이를 전혀 알아채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그래서 그가 직접 일일이 다 가려내고 설명을 해줘야 했다.

"올해는 달랐어요. 심사위원들이 이제는 웬만한 이모티콘을 보면 그게 무슨 뜻인지 알더라고요. 제가 더 뿌듯했죠."

그는 지난해 모 의류 브랜드업체에서 주최한 `이모티콘 디자인 이벤트`에서 대상을 탔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대만에서 이모티콘을 팔라는 제의를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한 그의 생각은 역시 간단하다. `회사가 판단할 일.`

휴가 때가 되면 그는 괴롭다. 한꺼번에 미리 수십 개의 이모티콘을 만들어 둬야 하기 때문이다. 또 일반인들이라면 대충 넘어가도 되는 기념일을 꼼꼼히 챙겨야 하는 것도 스트레스다.

온갖 명절은 물론 밸런타인데이·화이트데이 등 각각의 날들에 맞는 `의미있는 이모티콘`을 만들어야 한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전송이 폭주하는 지난 크리스마스나 연말연시에는 24시간 비상대기하기도 했다.

"한번은 휴가 때 너무 급해서 이전에 만들었던 것 몇개를 그대로 올렸더니 어떤 회원이 금방 눈치채고 항의를 해 왔어요. 사실 놀라기도 했지만 기분이 좋았죠. 제가 그렇게 인기라니…. (으하하하!)"

KTF의 문자나라 이모티콘이 좋다는 얘기를 들을 때, 인터넷 카페나 게시판에 그의 이모티콘에 대한 칭찬 글이 올라올 때 그는 보람을 느낀다. 또 회원들이 자신의 심경을 고백하며 그 마음을 표현할 만한 이모티콘을 만들어 달라고 할 때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가 애써 만든 이모티콘들을 아무 거리낌없이 모방하거나 가져가서 사용하는 것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제가 만든 이모티콘과 간단한 글이 있는 동화책을 쓰고 싶어요." KTF의 문자나라를 좀더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는 따스한 공간으로 만들고 싶은 것과 함께 이루고 싶은 그의 꿈이다.

2002/08/19 굿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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