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머문 지 채 3년도 안 된 일본인 여성이 연세대학교 언어교육원 한국어학당이 주최한 전국 외국인 백일장 대회에서 장원을 차지해 시선을 모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서울대학교 어학원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다케이시 마이코(27·사진). 다케이시는 최근 한글날 기념행사의 하나로 열린 백일장 대회에서 국적만 외국인일 뿐 어릴 때부터 한글을 익혀온 동포와, 한국에 20년 가까이 장기체류해온 경쟁자들을 모두 물리치고 ‘감의 꿈’이라는 시로 영예의 장원자리를 꿰찼다.
그녀가 한국땅에서 한국어를 배우게 된 계기는 특이하다. 일본 니가타 출신인 다케이시는 한국에 대한 호감 때문에 입국하는 대부분의 외국인과 달리 반일 감정을 품고 있는 한국에 대해 상당한 반감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당시 한국에 대한 지식이 전무하다시피했던 그녀는 우선 한국에 대해 먼저 아는 것이 급선무라는 생각에 3년 전 혈혈단신으로 여행가방을 둘러메고 한국땅을 밟았다.
한국땅에서 맞이한 가장 큰 난관은 역시 한국말이었지만,드라마 시청과 독서를 통해 꾸준히 연습했고 특히 한국 문학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이번에 큰 상을 받게 된 것도 그때 많이 읽어 둔 한국 시인의 시가 도움이 됐다. 서울의 한 외국어학원에서 일본어 강사를 하기도 했던 그녀는 10개월 전부터 서울대 언어교육원에서 한국어 공부와 한국 문화,그리고 사람들에 대해 배워나가는 데만 전념하고 있다.
다케이시는 “아직도 학교 내에서 한국학생들과 토론이라도 벌일라치면 ‘왜 한국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할까’라는 의문이 쉴 새 없이 떠오르지만 점점 한국이 좋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며 “기회가 닿는다면 한국과 일본 문화교류에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