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석 한국일보 편집위원의 또 다른 별명은 ‘에세이스트’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독특하고 명징한 문장 때문이다.
이 두 권의 책에는 한국어에 대한 그의 생각이 많이 들어있다. 그는 열일곱살 때 외솔 최현배의 ‘우리 말본’을 읽고 큰 감동을 받았다.
말에 대해 생각하고 궁리하는 것도 공부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을통해 알았다고 고백한다. 그래서 그는 국어학을 공부할 생각을 했고 대학(성균관대 법학과)을 졸업하고 코리아타임스에서 기자로 활동하던 중 서울대 언어학과 대학원에 진학하기도 했다. 1996년 프랑스 파리 사회과학고등연구원에서도 언어학을 공부했다.
한때 국어사전 편찬자의 꿈을 갖기도 했던 그는 한국어가 걸어온 길과,한국어의 문장 등을 탐구한 ‘국어의 풍경들’, 한글 자음과 모음 하나하나에서 떠오르는 이야기를 모은 에세이집 ‘언문세설’ 등을 통해 한국어에 대한 애정과 해박한 지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글의 형식에 매우 집착한다. 아무리 좋은 주장이라도 좋은 문장 안에 담겨 있지 않으면 공감하기 어렵다고 말할 정도다. 그가 생각하는 좋은 글이란 어법에 맞고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글이다.
하지만 주어를 굳이 명시하고 쉼표를 많이 넣기 때문에 그의 문장이 번역문체라는 지적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