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과 러시아 또는 중국 동포가 쓰는 한국말에 차이가 많아 외국인이 한국말을 배우기 어려워요. 이런 현상이 더 굳어지기 전에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러시아 최초이자 최고의 한국어학자인 드미트리예바 발렌티나(75) 교수의 진단이다.
한국어 문법이 전공인 드미트리예바 교수는 한국어 갈래를 크게 세 가지로 나눈다. 현재 남한의 말인 ‘한국말’과 북한의 ‘조선말’, 그리고 러시아 일대에 거주하는 한인들이 사용하는 ‘고려말’이 그것이다.
그 자신은 세 가지 한국말을 다 ‘경험’했다고 한다. 1945년 모스크바 동양대학에 조선학과가 설립될 당시 1기생으로 입학해 고려말로 한국어를 배웠으며, 48년에는 평양으로 유학가 김일성종합대학에서 김두봉, 박상준, 김수경 교수로부터 `조선말`을 전수받았다. 이어 한·러 수교 이후인 92년에는 서울에 첫발을 내딛어 `한국말`을 새로 배웠다.
그는 “고려말은 옛말의 형태나 뿌리를 많이 가지고 있는 데 비해, 서울의 말은 외래어가 많이 포함돼 있어 역사와 삶이 배어 있다”며 “이질화가 더 진행되기 전에 비교 연구를 통한 동질화 작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국어 사전 발간을 계획중인 그는 “한국 쪽에서 많은 자료를 보내주는 등 수교이후 학술교류가 활발해 현재 연구작업에 큰 어려움은 없다”며 “살아있는 한 연구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러시아를 통털어 한국어를 전문으로 연구하는 학자가 10명 정도 밖에 안된다”며 “젊은 사람들이 실용적으로 한국말을 많이 배우기는 하는데 깊이있는 연구를 하려고 하지는 않는다”고 안타까워했다.
모스크바 국립국제관계대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드미트리예바 교수는 20일 동숭학술상(이사장 최민수 고려대 명예교수) 수상을 위해 서울에 왔다. <현대 한국 표준어 동사의 태>(64년)라는 책을 쓰는 등 평생을 한국어 연구에 바친 그는 지난해 한글날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