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첫 석 줄은 성패의 열쇠
첫 문장
- 그것은 전체를 내비치는 부분이다. 아무리 유명한 문장가의 글이라도 첫 석 줄을 읽어 보고 내용이 눈에 들어오지 않으면 내동댕이친다.
첫 석 줄로써 '읽힐 문장'인가 '안 읽힐 문장'인가를 예리하게 판단한다. 성급한 독자들의 조급한 판단이
옳다 그르다 하기 전에 '읽힐 문장'으로의 문장 전략상으로도 유념해야 할 문장작법의 하나다.
들머리에서, 흥미와 주의를 일으켜 놓고
중간에서, 그 흥미와 주의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게 하고
마무리에서, 운치롭고 인상적으로 마치게 한다.
는 것이 일반적으로 문장에 붙여지는 주의사항이다.
2. 첫머리의 기법들
첫머리의 기법은 학자에 따라 각양각색이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읽힐 문장'의 첫머리는
재미, 호기심, 감명 중 그 한 가지는 지녀야 한다는 점이다.
(1) "나는"형 : 필자 자신이나 주인공을 내세우는 기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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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믐달을 사랑한다. 그믐달은 너무 요염하여 감히 손을 댈 수가 없고…….
-나도향: <그믐달>에서-
·우리가 태어나 늙고 병들고 마지막으로 죽음의 문에 들어가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
-이상헌: <죽음의 준비>-
(2) 시처형 : 시간이나 장소로 시작하는 기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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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합니다" 닥치는 사람마다 얼싸안고 축배를 올리고 싶은 석양.
-남정현: <인간 플래카드>-
·3년 전인가. 우리 연구원에서 한글을 해독한 40대 부인이 이런 말을 했다.
-정찬남: <한글도 못 배운 딸들>-
(3) 해설형 : 제목의 뜻, 집필 동기, 말의 풀이 따위로 시작하는 기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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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정확하고 명료하면서도 아름답고 매력있는 것이어야 한다. 문장에 아름다움과 매력을 더하는 솜씨, 그것을
문장의 기교라고 한다.
-황경식 교수: <문장의 기교>-
·내 고향은 황해도 봉산군 사리원. 단오절이면 봉산탈춤이 며칠이고 밤을 지새우는 곳.
-유현목: <나의 길>-
(4) 본론형 : 다짜고짜 본론, 주제로 직행하는 첫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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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그날의 함성이 귓가에 생생하다. 빙그레를 누르고 92프 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것이 지난 14일.
이미 열흘이 지난 일이건만 지금도 그날의 함성을 떠올릴 때마다 숨이 가빠지고 얼굴이 달아오른다.
-강병철: <나의 길>-
·분명히 못박아 두고자 한다. 사법적 처리와 정치적 보복은 동의어일 수 없다. 결단코 혼동되어서는 안 된다.
-김중배 칼럼/ 동아일보-
(5) 묘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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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형용사가 많이 끼이고, 수식구가 잦아진다. 시인, 소설가의 첫머리에 많다. 비명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을씨년스러운 가랑비가 축축히 강물로 떨어지고, 구조대 헬기가 허망하게 숨져 있는 희생자들을…….
-선우정: <기자수첩>-
(6) 회화형 : 본론형의 하나. 다만 그 형식이 회화로 시작되었다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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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트 총각사원이 아이 딸린 연상의 여인과 결혼한다고 했을 때, 가족과 친구들이 펄펄 뛰며 반대를 했다.
-이상헌 칼럼/ 세계일보-
(7) 인용형 : 명구, 명언, 유명인의 말을 첫머리에 인용함으로써 들어가는 기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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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일로 우제 차쏘브 데샤치 우체라" 작가 이호철 씨는 91년 가을 모스크바대학의 한국어과
학생들 앞에서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임동헌 기자: <이 사람의 삶…>-
(8) 선형형 : 뼈대, 틀을 짜는 것을 말한다. 틀매김을 제시하고선 들어가는 기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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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에 믿을 수 있는 것이 셋 - '늙은 아내, 늙은 개 한 마리 그리고 예금통장'
-김소운: <맨발 벗은 개>
- ·ABC란 몇 가지 뜻을 가진 단어다. 우선 미국의 3대 TV네트워크의 하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방송위원회도
ABC다.
-신인섭 교수: <신문과 ABC>-
-문장표현사전, 장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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