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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른 이 148808117 명
깁고 더함 2007/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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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적] 하품리, 통곡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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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의 여름철에 얼음은 매우 귀한 것이었다. 일반 백성은 구경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당시 한양에는 얼음창고인 서빙고와 동빙고가 있었다. 한겨울 한강이 얼 때 얼음을 잘라 이곳에 보관했다. 그리고 여름에 얼음을 꺼내 왕실에서 무더위를 식혔다. 고위관리들에게도 나누어주었다. 지금은 누구나 얼음과 찬물을 먹고 마실 수 있으니 얼음에 관한 한 왕과 양반들보다 낫다. 서울의 서빙고동, 동빙고동은 이에서 유래했다.
압구정동은 한명회의 압구정(押鷗亭)에서 비롯됐다. 고층빌딩들이 없던 그 시절 한강변 압구정의 풍광은 세상사를 잊을 정도로 아름다웠을 것이다. 하지만 선조 때의 시인 임제는 ‘갈매기와 친하다고 붙인 이름/ 정말 욕심을 잊었던가’라고 한명회를 비꼬았다. 잠실(蠶室)은 누에치던 곳임을 말해주고, 충무(忠武)는 이순신장군의 혼이 서린 지명이다.
동네이름을 비롯한 지명에는 역사의 숨결이 가득 담겨있다. 각 지역의 자연환경, 역사, 풍속 등이 반영되어 있다. 또한 그곳에 몸담았던 숱한 사람들의 다양한 삶의 궤적이 켜켜이 퇴적되어 있다. 이런 점에서 지명은 그 자체로 소중한 무형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한밭, 달구벌, 아우라지, 미리내, 모래내, 말죽거리 등은 한자 지명에 잠식된 아름답고 정감있는 우리말 지명의 잔영을 보여준다. 그리고 일제에 의한 지명의 왜곡은 큰 상처를 남겼다. 일제가 창경궁을 창경원으로 격하하면서 등장한 서울의 원남동과 원서동은 그 한 예일 것이다.
어감이 안좋아 주민들이 변경을 희망하거나 일제에 왜곡된 곳 등 104개의 지명이 바뀐다고 한다. 춘천 통곡리, 여주 하품리, 보은 상판리는 어감이 좋지 않다. 또 서울 봉천동과 신림동은 달동네를, 마장동은 도축장을 연상시켜 주민들이 변경을 요구했다. 지명을 보다 밝은 의미로 좋게 바꾸는 것은 좋다. 하지만 특히 서울의 강남과 강북이 뚜렷이 대비되는 상황에서 동네이름 뒤에 내재해 있는 경제적·교육적 불평등, 신분과 계층적 위화감 등 어두운 그림자를 씻어내는 것이 보다 중요한 일이 아닐까.
2006/08/10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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