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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깁고 더함 2007/12/28
   
 
 
 
  언어, 사회 현상
[기자도 헷갈리는 우리말] 낳으면, 나으면

우리나라 출산율이 세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아이를 낳아 제대로 키우려면 드는 비용과 노력이 엄청나 아이를 낳을 엄두조차 못 낸다던 친구들의 푸념 섞인 말이 생각납니다.

그래도 반가운 것은 기업들이 저출산율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들을 하나둘씩 내놓고 있다고 하네요. 그중 한 건설사는 직원들이 아이를 낳을 경우 출산 축하금뿐만 아니라 양육비를 매달 지급하겠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금융권도 예외는 아닌데요. 첫 자녀를 출산하거나 둘째 또는 셋째 이상 낳은 고객에게 최고 1%포인트 이자를 더 주는 출산장려 상품 등을 내놓았습니다. 아무쪼록 아이 낳아 기르기 힘든 현실이지만, 이러한 혜택이 늘어나 아이를 키우는 우리 엄마들의 경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이를 ‘낳는다’고 하죠. 그런데 ‘낳으면’이라고 해야 할 곳에 ‘나으면’이라고 쓰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이는 병이 ‘나으면’의 ‘낫다’와 혼동한 것입니다. ‘낳으면’과 ‘나으면’ 둘다 [나으면]으로 발음되기 때문입니다.

먼저 ‘낳다’는 ‘배 속의 아이, 새끼, 알을 몸 밖으로 내놓다, 어떤 결과를 이루거나 가져오다’라는 의미를 지녔는데, ‘낳아 낳으면 낳으니 낳는 낳은 낳아도’ 등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 보험기간에 아이를 낳으면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상품이 처음으로 등장했다.

* 도심 처마 밑에 제비가 집을 지은 데다 알까지 낳아 눈길을 끌고 있다.

반면 ‘낫다’는 ‘병이나 상처 따위가 고쳐져 본래대로 되다, 보다 더 좋거나 앞서 있다’란 뜻이고, 활용형은 ‘나으면 나으니 나은 나아’ 등입니다.

* 딸이 몸이 나으면 남을 돕겠다며 투병 중 한푼 두푼 용돈을 모은 저금통이었다.

* 고용 안정성보다는 유연성이 중요시되고 있는 현재, 경제주체들이 더 나은 기회를 찾기 위해 움직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2006/05/25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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