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른 이 182712313 명
  깁고 더함 2007/12/28
   
 
 
 
  교육, 학술
[말뜻말맛] 뽑다와 캐다 / 김수업

‘뽑다’는 박힌 것을 잡아당겨서 빼내는 노릇이다. 여기서 ‘박힌 것’이란 온갖 풀이나 나무, 갖가지 남새나 곡식, 짐승이나 사람의 이빨 같이 자연이 박은 것을 비롯해서 못이나 말뚝 같이 사람이 박은 것까지 싸잡아 뜻한다. 이제는 뜻 넓이가 더욱 번져나가 몸속에서 피를 뽑고 거미 꽁무니에서 줄을 뽑고 노래 한 가락을 뽑고 나쁜 버릇을 뽑듯이 속에 있는 것을 나오게 한다는 뜻, 반장이나 대표를 뽑듯이 골라잡는다는 뜻, 장사에서 밑천을 뽑듯이 거둬들인다는 뜻까지 넓혀서 쓴다.

‘뽑다’를 본디 제 뜻, 곧 푸나무와 남새와 곡식 같이 땅에서 싹이 나고 자라는 것을 빼낸다는 뜻으로 쓸 적에는 비슷한 낱말이 여럿 있다. ‘캐다·속다·찌다·매다’가 그런 낱말이다. ‘캐다’는 쓸모가 있으나 흔하게 널려 있지 않은 것을 찾고 가려서 빼내는 것이다. 맨손이 아니라 칼이나 호미나 괭이 같은 연모의 도움을 받아서 빼내는 노릇이다. ‘속다’는 남새나 곡식이나 과일 같이 사람이 씨앗을 뿌리고 심어 일부러 키우는 것에서 잘못 자란 것을 빼내는 것이다. 잘난 것을 끝까지 더욱 잘 키우려고 못난 것을 가려서 빼내 버리는 노릇이다. ‘찌다’는 씨앗을 모판에 뿌려 키우다가 알맞게 자라면 옮겨 심어야 하는 남새나 곡식의 모종을 옮겨 심으려고 빼내는 것이다. ‘매다’는 남새나 과일이나 곡식을 키우는 논밭에 자라나서 남새나 곡식이나 과일을 못살게 구는 풀, 곧 김을 빼내는 것이다. ‘찌다’는 행여 다칠세라 정성을 다하고 ‘매다’는 살아날까봐 걱정을 다하면서 빼낸다. 김수업/우리말교육대학원장

2007/01/15 한겨레



   
 
번호 예제 날짜 출처
1139 [정재환의 우리말 바로 쓰기] 현지 발음 가깝게 읽을 수 있는 게 한글의 장점 2007/08/30 소년한국일보
1138 문장 이을 때 서술어와 호응 이뤄야 2007/08/26 한겨레
1137 [국어생각] 미인 경염 대회·재능 경연 대회 2007/08/22 주간한국
1136 의미상 중복 `군더더기`는 빼자! 2007/08/19 한겨레
1135 사담? 삿담? 압달라히? 압둘라? 수퍼? 슈퍼? 귀도 헷갈리네 2007/08/08 주간동아
1134 [정재환의 우리말 바로 쓰기] 설릉과 영능은 뭐가 다를까? 2007/08/02 소년한국일보
1133 [우리말 바로쓰기] 발전하는데( X ) → 발전하는 데( O ) 2007/07/25 조선일보
1132 [국어생각] `열사`와 `의사` 2007/07/24 주간한국
1131 관형어 · 명사 모두 나열 경계해야… 2007/07/15 한겨레
1130 한글 가사체 춘향전 발견… 광한루 장면 등 내용 달라 2007/07/11 동아일보

   
   
 

 


이 누리집은 한국어 맞춤법/문법 검사기를 판매한 자금으로 부산대학교 정보컴퓨터공학부
인공지능연구실에서 깁고 더하고 있습니다.
우리말배움터(051-516-9268)에 고칠 곳이 있거나 건의할 것이 있으신 분은 연락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