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 아이들은 김치는 밥 먹을 때 빠지면 안 된다는 사람들을 보면 이해가 되지 않을 것이다.
(1)에서 ‘그 아이들’에 조사 ‘은’이 사용되었고 ‘김치’에 조사 ‘는’이 사용되었다. ‘은’과 ‘는’은 그 앞의 말에 받침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 의미나 기능은 같다.
그런데 (1)처럼 주제의 기능인 ‘은/는’이 연이어 나오는 것은 좋지 않다. 한 문장에서 주제는 하나인 게 보통이므로 주제를 나타내는 ‘은/는’은 한번만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1)은 (2)처럼 ‘김치는’의 특수조사 ‘는’을 주격조사인 ‘가’로 바꾸는 것이 좋다.
(2) 그 아이들은 김치가 밥 먹을 때 빠지면 안 된다는 사람들을 보면 이해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2)보다는 (3)이 더 알기가 쉽다.
(3) 그 아이들은 밥 먹을 때 김치가 빠지면 안 된다는 사람들을 보면 이해가 되지 않을 것이다.
(2)가 어색한 것은 ‘김치가’와 연결되는 동사는 ‘빠지면’인데 그 사이에 ‘밥 먹을 때’가 끼어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주어와 동사가 바로 이어진 (3)은 자연스럽다.
어떤 경우에도 ‘은/는’을 한번만 써야 하는 것은 아니다.
(4) 영수는 수학은 잘 하지만 국어는 잘 하지 못한다.
(4)에서 ‘영수는’에도 ‘는’이, ‘수학은’에도 ‘은’이 쓰였지만 아주 자연스럽다. (4)가 자연스러운 것은 ‘영수는’의 ‘는’은 주제, ‘수학은’의 ‘은’은 대조의 뜻을 지녀서 기능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