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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깁고 더함 2007/12/28
   
 
 
 
  언어, 사회 현상
말과 얼



소중한 토박이말이 시간 속에 잊혀져가고, 외래어에 묻혀 신음하는 현실을 볼 때 일본의 조선어말살정책에 맞서 우리말 살리기에 일생을 바친 주시경 선생님의 거룩한 교훈이 떠오른다.

"나라를 보존하고 지키기 위해서는 나라의 근본을 바로 세워야 하고 나라의 근본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자기 말을 존중하여 씀에 있다" 라고 하신 주시경 선생님의 말씀은 오늘날 우리가 깊이 되새겨 보아야 할 가르침이 아닌가 생각된다.

문명사가들은 21세기를 문화전쟁의 시대라고 한다. 문화전쟁이란 총칼 대신 문화로 자기의 정신을 주입해 그들이 원하는 세계질서와 시장을 구축해 나가는 새로운 지배 매커니즘을 일컫는 말이다.

언어말살은 식민지에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선진국의 교묘한 문화 수출 전략이 인터넷시대를 맞아 더욱 무섭게 우리의 언어를 파괴하고 있다. 96년도 유네스코 연감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100년 후에는 현존하는 약 3000종의 언어 가운데 90% 이상이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영원히 생존할 수 있는 언어는 사용 인구가 1억명 이상인 언어일 것이라고 한다. 우리말을 사용하는 인구는 재외 동포를 포함해 약 7500만 명이라고 하니 우리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봉` `wa wa 노래방` `방가` `추카 추카`. 이런 낱말들은 요즘 청소년들이 자주 사용하는 국적 없는 말들이다. 거리문화를 반영하고 있는 간판 상호의 경우 이미 외래어나 외국어들로 메워져 우리 간판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고, 고유 상호가 오히려 신기하기까지 하다. 이처럼 한국인의 생활 속에 이미 한국의 얼은 사라지고 외국의 껍데기 문화가 가정, 학교 그리고 사회에까지 파고든 지도 이미 오래다.

언제부터 무엇 때문에 이러한 언어 현실을 맞게 되었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 국제화와 문화전쟁의 영향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남의 것은 무조건 고상하고 우리 것은 천박하게 여기는 잘못된 가치관이 큰 몫을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정신이 온당치 않은 사람은 스스로의 운명을 그르치는 것을 자주 본다. 나라의 미래도 마찬가지다. 국민정신이 바로 서지 않으면 나라가 바로 서지 못한다. 나라의 근본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자기의 말을 아껴 써야 한다는 주시경 선생님의 말씀을 가슴 깊이 되새겨 볼 때다.

문화관광부 차관 윤형규

2001/07/24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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