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 했던가. 가슴이 휑하고 괜스레 잊었던 첫사랑이 떠오르기도 하는 등 뒤숭숭한 감정이 바로 ‘가을 남자’의 마음일 것이다. 어떤 이는 이루지 못한 첫사랑에 대한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며 이렇게 외칠지도 모른다.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애뜻한 마음을 어찌 하리오.”
“애뜻한 사랑” “이루지 못한 사랑에 대한 애뜻함”에서처럼 섭섭하고 안타까워 애가 타는 듯한 감정을 표현할 때 ‘애뜻하다’를 사용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애틋하다’의 잘못이다.
‘애틋하다’는 안타깝고 애타는 심정을 나타낼 때만 사용되지는 않는다. “자매가 서로를 애틋하게 생각하고 끔찍이 챙긴다”에서와 같이 ‘정답고 알뜰한 맛이 있다’는 의미로도 쓰인다.
비슷한 표현으로 “애닯은 사랑” “애닯은 마음”에서와 같이 ‘애닯다’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 역시 잘못된 표현이다. ‘마음이 안타깝거나 쓰라리다’는 의미를 지닌 단어는 ‘애닯다’가 아닌 ‘애달프다’이며 “애달픈 사랑의 노래를 부르다”와 같이 써야 맞다.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는 얘기가 신빙성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생물학적으로 남성호르몬이 가장 활발하게 분비되는 계절이 바로 가을이기 때문이란다. ‘가을 남자’의 뜻 모를 ‘애틋한 마음’은 이렇게 과학적 근거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