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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른 이 156137305 명
깁고 더함 2007/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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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환의 우리말 바로 쓰기] 불법 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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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 받침 뒤 'ㄷ,ㅅ,ㅈ'은 된소리 'ㅂ'은 해당 안 돼 [불?j]으로 발음
‘주차 금지 박살냅니다’ 누리그물(인터넷)에서 자료를 검색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사진에 적혀 있던 글이다. 전봇대에 붙은 경고문에 쓰인 글인데 너무 살벌해서 깜짝 놀랐다. 세상에 아무리 불법 주차를 하는 사람들이 많기로서니 이렇게까지 해야 할까?
‘박살’이란 깨어져 산산이 부서진다는 뜻을 가진 말이다. 더 무서운 뜻도 있지만 그 뜻을 밝히기 두렵다. 여하튼 이렇게 무시무시한 경고문이 붙어있는데도 그 옆에는 흰색 승용차가 겁 없이 주차되어 있었다.
불법 주차를 한 사람에게도 분명 잘못은 있다. 그렇지만 너무 야박하다는 생각이 든다. ‘불법 주차 금지’, ‘차를 함부로 세우지 말아 주세요’ 정도면 충분하다. 이렇게 하는 건 어떨까? ‘잔디 밭 출입 금지’란 팻말이 많이 걸려 있지만 ‘아파요. 제발 밟지 말아 주세요. 잔디 올림’이란 표현이 더 창의적이고 부드럽고 재미있고 호소력도 큰 것처럼 말이다.
‘이 곳에 차를 세우시면 저랑 뽀뽀하셔야 합니다. 옥동자 올림’
주차 금지 구역으로 지정된 곳이 아니라면 ‘차를 세우실 경우 연락처를 꼭 남겨 주세요’라는 말 한 마디만으로도 이웃에게 사랑과 친절을 베풀 수 있다. 물론 그 곳이 주차 금지 구역이라면 불법 주차는 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불법 주차’의 올바른 발음도 알아 두자. 거의 모든 사람들이 [불?j주차]라고 하지만 [불법주차]가 맞다.
표준발음법 제26항을 보면, 한자어에서, ‘ㄹ’ 받침 뒤에 연결되는 ‘ㄷ, ㅅ, ㅈ’은 된소리로 발음한다고 되어 있다. 그래서 갈등, 발전, 물질을 [갈??, [발쩐], [물찔]이라고 발음한다.
하지만, ‘ㄹ’ 받침 뒤에 오는 ‘ㅂ’은 해당되지 않으므로 그냥 [불법]이 된다. 그러므로 ‘불법 주차, 불법 행위, 불법 감금’의 ‘불법’은 모두 [불?j]이 아니고 [불법]이다. ‘부처의 법’을 뜻하는 ‘불법’도 [불법]이다. [불법]을 [불?j]으로 발음하는 것도 불법이다.([ ]안은 발음)
정재환(방송인ㆍ한글 문화 연대 부대표)
2007/09/13 소년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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