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때로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한다. 실제로 한 시간여 독설을 퍼부은 사람의 입김에서 침전물을 모았더니 치사량의 독이 나왔다는 실험 결과도 있다. 평소엔 무색이던 침전물이 이때는 진갈색으로 변한다고 한다.
‘말대꾸’나 ‘말대답’도 짜증이나 화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상사들은 부하 직원이 ‘꼬박꼬박 말대꾸하며 지시를 무시할 때’ 얄밉다고 응답했다” “교사는 학생들이 싫을 때로 ‘말대답하며 반항하는 경우’를 가장 많이 꼽았다”처럼 둘은 비슷한 의미로 사용된다. 그러나 그 쓰임이 꼭 같지는 않다.
남의 얘기에 순응치 않고 자신의 의견을 내세운다는 뜻으로 사용할 때는 그 대상에 주목해야 한다. “여학생들은 물리력보단 묘하게 말대답을 하거나 눈을 맞추지 않는 등 간접적 책략을 써 친구들 사이에서 우위를 차지하려 한다”에서 ‘말대답’은 적절한 표현이 아니다. ‘말대꾸’라고 해야 자연스럽다.
남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그 자리에서 자기 의사를 나타내는 것을 이르는 ‘말대꾸’는 손위·손아래 등 모두에게 사용할 수 있다. 반면 ‘말대답’은 손아랫사람이 손윗사람의 말에 반대한다는 뜻의 이유를 붙여 이야기하는 것이다. 동갑내기인 친구들 사이에서 쓰는 것은 어색하다.
“부모들은 계속 말대꾸를 하는 아이의 행동을 버릇없다며 탓하기 전에 그 이면에 있는 심리적 동기를 먼저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와 같은 경우엔 ‘말대꾸’ 대신 ‘말대답’을 써도 무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