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점거 농성 현장에 공권력이 투입됐다." "민주화 투쟁과 역사 발전에 헌신하다 분신.투신 등으로 세상을 떠났거나 공권력의 고문과 폭력으로 희생된 분들을 기린다." "미국 시청자 입장에서 시위대가 공권력의 상징인 경찰을 공격하는 것은 '믿을 수 없는 장면'으로 분류된다."
'공권력(公權力)'이란 낱말은 최근에 생긴 것이다. 주로 발음을 어떻게 하느냐로 관심의 대상이 됐다. 표준 발음은 [공꿘녁]으로 결론 났고, 주요 사전들이 모두 이 발음을 따르고 있다. 그 이유는 이 낱말이 '공+권력'이 아니라 '공권+력'으로 구성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만일 '공+권력'이라면 [공꿜력]이 표준 발음이다.
표준국어대사전의 뜻풀이를 보면, '국가나 공공 단체가 우월한 의사의 주체로서 국민에게 명령하고 강제할 수 있는 권력'으로 돼 있다. 동아새국어사전도 '국가나 공공 단체가 국민에 대해 명령.강제하는 권력, 또는 그 권력을 행사하는 국가'로 설명한다. 두 사전의 뜻풀이를 요약하면 '국가나 공공 단체의 권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정의(定義)는 표준 발음의 근거가 되는 '공권+력'(공권의 힘)이 아니라 '공+권력'(공적인 권력)을 따르고 있어 단어의 구성과 뜻풀이가 서로 어긋난다. '공권력'이 '공권+력'으로 구성됐다면 그 뜻풀이도 '공권의 힘'이라고 해야 서로 맞아떨어지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