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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른 이 154321090 명
깁고 더함 2007/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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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재환의 우리말 바로 쓰기] 동주민 센터 아니죠, 동사무소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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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사무소'를'동주민 센터'로 바꾸다니…정부가 국어 사랑은커녕 외래어 남용
우리 동네에는 센터가 참 많다. 망가진 자동차를 위한 카 센터가 있고, 3 개월이면 몸짱으로 만들어 준다는 스포츠 센터도 있다.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을 때 기차표나 비행기표를 살 수 있는 투어 센터도 있고, 몸 상태가 의심스러울 때 종합 검진을 받을 수 있는 종합 검진 센터도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여성 센터가 있는가 하면 여성 능력 개발 센터도 있고, 머리카락이 부족한 분들을 위한 모발 이식 센터에 멍멍이들을 위한 애견 센터도 있다.
문화의 혜택이 꼭 필요한 분들을 위한 문화 센터도 있고,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한 창업 보육 센터도 있다. 사회 복지 센터도 있고 사회 복지 지역 아동 센터도 있으며 유아 교육 센터에 아동 심리 상담 센터는 물론 노인 복지 센터도 있다.
미술 교육 센터, 음악 교육 센터, 잉글리시 에듀케이션 센터, 지역 체육 센터, 그랜드 컨벤션 센터, 에이에스 센터, 콜 센터, 우주 센터, 재활 센터, 자원 봉사 센터, 심부름 센터, 프레스 센터, 영양 센터, 활어회 센터, 물류 센터, 고객 센터, 리더십 센터, 커뮤니티 센터, 암 센터, 평생 교육 센터, 주민 자치 센터 등등 온갖 센터들이 즐비하다. 이렇게 센터가 많은데 멀쩡한 ‘동사무소’마저 ‘동주민 센터’로 바꾸고 있다.
행정자치부의 주장은 이렇다. 동사무소의 기능이 확대되고 주민을 위한 서비스가 다양해졌기 때문에, 더 이상은 ‘사무소’란 이름이 어울리지 않아서 ‘동주민 센터’로 바꾼다는 거다. 이상하다.
‘동사무소’란 이름으로는 그런 일들을 할 수 없는 걸까? 한 발 양보해서 이름이야 바꿀 수도 있는 거지만 왜 하필 ‘동주민 센터’일까? 센터가 너무 많아 그러잖아도 헷갈리는 판에 대한 민국 정부의 기관 이름에까지 ‘센터’를 써야 할까?
이건 외래어 ‘사용’이 아니고 외래어 ‘남용’이다. 옳지 않다. 대한 민국 정부는 우리말과 한글 애용을 솔선수범해야 하고, 대한 민국 정부는 대한 민국 정부다운 이름을 가져야 한다.
한글 문화 연대는 주말마다 대학로에 나가서 ‘동주민 센터’ 반대 서명을 받고 있다. 많은 분들이 말도 안 된다면서 서명에 동참하고 있다. 간혹 ‘센터’가 세계화가 아니냐고 반문하는 분도 있다.
실제로 영어로 이름 바꾸는 걸 세계화의 하나로 착각하는 분들이 있다. 하지만 센터로 이름을 바꾼다고 해서 그게 곧 세계화는 아니다. 만일 이름 바꿔 세계화가 된다면 글쓴이 이름도 리처드 기어나 해리슨 포드로 바꿀까?
정재환(방송인ㆍ한글 문화 연대 부대표)
2007/11/15 소년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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