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른 이 154689424 명
  깁고 더함 2007/12/28
   
 
 
 
  교육, 학술
[정재환의 우리말 바로 쓰기] <갑>을 몰라 <겁시> 난다!

'겁이 없지' 할 때는 [겁시] 아닌 [거비]지만, '값이 얼마' 할 때는 [갑시]로 발음해야

지난 한글날 한 특집 방송에 출연해서 ‘겨란 얘기’를 했었다. 이 ‘겨란 얘기’는 바로 이 코너에서도 다룬 적이 있다. 생각해 보니 여기저기 초청 특강에서도 했었다. 그런데 오늘 또 한다. 이렇게 된 까닭은 바로 지난 한글날 특집 방송 녹화 중에 생긴 일 때문이다.

그 날도 되도록 재미있게 하려고 ‘집사람과 겨란 얘기’를 꺼냈다.

‘겨란’은 싫고 ‘계란’이 좋다고 몇 차례 잔소리처럼 얘기했다고 하니까 다들 웃었다. “에이 뭐 그런 걸 따지냐?” 하면서 웃는 분도 계셨을 거다. 어쨌거나 얘기는 계속됐다.

“그러던 어느 날 집에 들어가니까 집사람이 ‘계란찜 해놨어요’라고 정확하게 발음하는 거예요. ‘아, 이제는 됐구나.’했는데, 아뿔싸 그 다음 순간에 집사람이 뭐라고 했는지 아십니까?”

“얼른 밥 먹게 손 [씨츠세요].”

이 순간 객석에서 또 한 번 웃음이 나올 것을 기대했지만, 다들 고개를 끄덕이시면서 “아!” 하고 감탄을 했다.

이건 정말 감탄할 일이 아니고 통탄할 일이다. 왜냐하면 [씨츠세요]가 아니고 ‘씻으세요[씨스세요]’라고 발음해야 하기 때문이다.

‘씻’의 받침 ‘ㅅ’이 뒤로 넘어가기만 하면 되는데 난데없이 ‘츠’는 왜 등장했을까?

그러고 보면 가끔 그런 소리가 날 리가 없는데 끼어드는 것들이 있긴 있다.

“쟤는 참 [겁시] 없지?”라고 발음하는 분들이 있다. [겁시]라고 소리가 나려면 ‘겁’이 아니고 ‘？！？潔杵？한다. 현재 우리가 쓰는 낱말에 ‘？！？？없다. “주위가 어두워지자 소년은 덜컥 ‘겁’이 났다.”라는 문장의 겁도 겁이[거비]지 결코 [겁시]는 아니다.

재미있는 건 반대의 경우도 있다는 점이다. 왕년에 드라마에 출연했을 때 글쓴이가 차승원 씨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서 이런 대사를 주고받았다.

“밤낮없이 열심히 일하더니 빌딩을 샀대.”

“그 빌딩 [가비] 얼마래요?”

이 경우는 ‘갑’이 아니고 ‘값’이다. 그렇기 때문에 발음은 [갑시]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어째서 ‘ㅅ’이 사라지고 [가비] 되었을까? ([ ]안은 발음)

/정재환(방송인ㆍ한글 문화 연대 부대표)

2007/12/06 소년한국일보
   
 
번호 예제 날짜 출처
2192 [서완식의 우리말 새기기] `잃다`는 없어지다… `잊다`는 기억 못하다 2015/11/13 국민일보
2191 [손진호 어문기자의 말글 나들이]잎사귀에 이는 바람? 2015/11/12 채널 A
2190 [윤성국의 우리말 우리글]`요구받다, 요구 받다` 바른 띄어쓰기는? 2015/11/09 금강일보
2189 [김우영 작가의 한국어 이야기] 청소년 은어들 2015/11/09 충청신문
2188 [서완식의 우리말 새기기] 김치는 `담그다` 그릇엔 `담다` 2015/11/06 국민일보
2187 [김우영 작가의 한국어 이야기] `껍질`과`껍데기` 2015/11/06 충청신문
2186 [김우영 작가의 한국어 이야기] 세꼬시 ⇒ 뼈째회 2015/11/04 충청신문
2185 [윤성국의 우리말 우리글] `모르는 것들 투성이` 바른 띄어쓰기? 2015/11/02 금강일보
2184 [김우영 작가의 한국어 이야기] 일본식 한자말 2015/10/28 충청신문
2183 [노경아의 라온 우리말터] 아메리카노가 나오셨다고? 2015/10/22 이투데이

   
   
 

 


이 누리집은 한국어 맞춤법/문법 검사기를 판매한 자금으로 부산대학교 정보컴퓨터공학부
인공지능연구실에서 깁고 더하고 있습니다.
우리말배움터(051-516-9268)에 고칠 곳이 있거나 건의할 것이 있으신 분은 연락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