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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깁고 더함 2007/12/28
   
 
 
 
  언어, 사회 현상
[이진원 기자의 바른말 광] 과자 이름

'각인'이라는 말이 있다. '동물이 본능적으로 가지는 학습 양식의 하나. 태어난 지 얼마 안 되는 한정된 시기에 습득하여 영속성을 가지게 되는 행동을 이른다'고 사전에 풀이돼 있다. 설명이 약간 어려운데, 막 부화한 새가 처음 본 대상을 어미로 생각해 평생 따라다니는 일이 바로 그런 예다.

사람에게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있다. 처음 산 자동차나 처음 산 구두 같은 것에 집착하는 게 바로 각인 때문일 것이다. 아이들에게 가장 큰 각인효과는 먹는 것, 특히 과자에서 일어나지 싶다. 울음을 그치게 하려거나 아이에게 보상을 해야 할 때 부모들은 쉽게 과자를 쥐여준다.

그런데 과자에는 화학첨가물 외에도 꺼림칙한 게 적지 않다. 우선 이름에 외래어·외국어를 지나치게 쓰는 것. 조금만 유심히 보면 심하다는 소리가 저절로 나올 정도다. 게다가 이름을 지으며 우리 말법을 무시하는 것도 문제.

'꼬깔콘'은 '고깔콘'의 잘못이다. 이 과자를 만든 회사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이렇게 설명돼 있다.

'원어는 고깔(세모지게 만든 모자)인데, 발음을 개성있고 강하게 하기 위해 꼬깔이란 이름이 붙혀졌고….'

일부러 틀리게 썼다는 이야기다. 짜 먹는 아이스크림 이름 '설레임'도 '설렘'이 옳다. 포장지엔 '雪來淋'이라고 한자를 달아놓았는데, 억지스럽다. 뜻인즉 '눈처럼 와서 이슬로 방울져 떨어지다'인데 정작 회사 홈페이지에는 '雪來林'이라고 돼 있어 혼란스럽기도 하다.(원래 썼던 '淋(물방울떨어질 림)'에 '임질'이라는 뜻도 있어 '林(수풀 림)'으로 바꾼 듯하다. 하지만 그 때문에 설명과 한자가 서로 통하지 않게 됐다.)

'미스 후라보노, 후레쉬민트' 같은 껌 이름도 외래어 표기법을 어겼다. '미스 플라보노, 프레시민트'가 제대로이다. 일부러 표기법을 어긴 것으로는 '부푸러 풍선껌'이 압권.

우리말에 깊은 상처를 남긴 일본말이 과자 이름에도 예외 없이 흔적을 남겼다. '빠다코코낫, 칼로리바란스'에 나온 '빠다, 바란스'는 '버터'와 '밸런스'의 일본어식 표기. '크라운산도'에서 '산도' 역시 '샌드위치'의 일본말 '산도잇치'에서 앞부분을 따온 것이다. 그런데, '산도(sand)'면 '모래'라는 말이 아닌가.

2007/10/16 부산일보
   
 
번호 예제 날짜 출처
1941 [우리말 여행] 문외한 2009/10/28 서울신문
1940 [바른말 광] `혼구멍`은 대체 어떤 구멍일까 2009/10/27 부산일보
1939 [우리말 여행] 열사와 의사 2009/10/27 서울신문
1938 [우리말 여행] 떡볶기? 떡볶이? 2009/10/26 서울신문
1937 [우리말 여행] 씻나락 2009/10/24 서울신문
1936 [홍성호 기자의 말짱 글짱] `－하다`형 글，`－되다`형 문장 2009/10/23 한국경제
1935 [우리말 여행] 농단 2009/10/23 서울신문
1934 [우리말 여행] 하나 마나 2009/10/22 서울신문
1933 [우리말 여행] 초토 2009/10/21 서울신문
1932 [국어이야기]바치다 / 받히다 / 받치다 2009/10/20 강원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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