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동(洞)이름 10개 중 3개꼴로 우리 고유의 명칭이 아닌 일본식 지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말 쓰기에 앞장서고 있는 한국땅이름학회(회장 배우리)가 8일 발표한 `서울 지명 현황`에 따르면 종로.서대문 등 일제시대부터 있었던 8개구의 4백70개동중 31.1%인 1백46개동이 일제때 지명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특히 종로구의 경우 87개 동 가운데 53개동(60.9%)이 일본식 지명이었다.
종로구 관수동의 경우 넓은 다리(板橋)라는 의미의 `너더리`로 불리던 것을 일제가 청계천의 흐름을 살피는 곳이란 뜻의 관수동(觀水洞)으로 바꾼 것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잣골`로 불리던 동숭동도 일제가 행정편의를 위해 숭교방(조선시대 행정구역)의 동쪽이란 뜻의 동숭동(東崇洞)으로 개명했다는 것이다.
전통거리인 인사동(仁寺洞)도 큰 절(원각사)옆에 있는 동네란 뜻의 대사동(大寺洞)이 더 적절하다고 학회는 주장했다.
배우리 회장은 "한강 중지도(中之島)는 공식적으로 노들섬,인왕산의 한자표기는 `仁旺山`에서 `日`을 뺀 `仁王山`으로 표기키로 했으나 행정기관에서 조차 이를 지키기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동명을 바꾸면 65개 관계법령에 따른 후속조치가 있어야 한다"며 "이처럼 엄청난 행정수요와 혼란이 있어 개명은 어렵지만 지하철 역 등 새로 생기는 시설물에는 최대한 고유 지명을 붙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