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른 이 153545911 명
  깁고 더함 2007/12/28
   
 
 
 
  어휘 풀이
[우리말바루기] 강추위

“며칠 전 많은 피해를 본 주민들은 또다시 큰 눈과 함께 강추위가 올 것에 불안해하고 있다.” “지난주 계획했던 봉사 활동이 폭설로 취소됐으나 이번에는 눈과 바람이 없어 강추위를 무릅쓰고 달려갔다.”

두 예문에 각각 쓰인 ‘강추위’는 같은 의미일까? 다르다면 어떤 차이가 있을까. 순 우리말 접두사 ‘강-’은 ‘다른 것이 섞이지 않은/ 물기가 없는/ 억지스러운/ 호된, 심한’ 등의 의미를 더해 준다. ‘강술/ 강기침/ 강호령/ 강마르다’ 같은 단어가 그런 예다. 하지만 “그는 본래 타고나기를 강골이어서 이 정도 추위쯤엔 끄떡도 하지 않았다” “한국은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성원으로서 당당히 강국의 반열에 올라섰다”의 ‘강골, 강국’엔 한자어인 ‘강(强)-’이 쓰인다. ‘매우 센, 호된’의 뜻으로 순 우리말 ‘강-’의 뜻 일부와 그 의미가 비슷하다.

그런데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강추위’와 ‘강(强)추위’를 구별하고 있다. ‘강추위’는 ‘눈도 오지 않고 바람도 불지 않으면서 몹시 매운 추위’, ‘강(强)추위’는 ‘눈이 오고 매운바람이 부는 심한 추위’를 뜻한다. 그러므로 맨 위 예문 중 첫째는 ‘강(强)추위’, 둘째는 ‘강추위’의 의미로 봐야 한다.

다양한 어휘는 언어생활을 보다 풍요롭게 한다. 하지만 한자를 병기하지 않는 문화에서 이 둘의 구별은 과연 의미가 있을까. 쓰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이를 의식하지 않는 듯하다. 굳이 두 가지 의미를 구별하고 싶다면 표제어 ‘강(强)추위’를 ‘맹(猛)추위’ 정도로 대체하는 건 어떨까.

2008/02/03 중앙일보
   
 
번호 예제 날짜 출처
1312 [우리말바루기] `삐그덕거리다`(?) 2007/12/06 중앙일보
1311 [우리말바루기] `망년회`는 `송년회`로 2007/12/02 중앙일보
1310 [우리말바루기] 내동댕이 못 친(?) 2007/11/29 중앙일보
1309 [우리말바루기] `올 겨울`(?) 2007/11/21 중앙일보
1308 [우리말바루기] 멀찌기, 일찌기(?) 2007/11/08 중앙일보
1307 [우리말바루기] 한목/ 한몫하다 2007/10/24 중앙일보
1306 [우리말바루기] 닝닝(?)하다 2007/10/23 중앙일보
1305 [우리말바루기] 도우미 2007/10/22 중앙일보
1304 [우리말바루기] `-이다` 2007/10/16 중앙일보
1303 [우리말바루기] 한글날의 유래 2007/10/08 중앙일보

   
   
 

 


이 누리집은 한국어 맞춤법/문법 검사기를 판매한 자금으로 부산대학교 정보컴퓨터공학부
인공지능연구실에서 깁고 더하고 있습니다.
우리말배움터(051-516-9268)에 고칠 곳이 있거나 건의할 것이 있으신 분은 연락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