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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른 이 154686966 명
깁고 더함 2007/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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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용하교수 특별기고] 고구려가 중국의 일부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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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중국에서는 중국사회과학원이 주체가 되어 ‘동북공정’(東北工程·東北邊境歷史與現狀系列硏究工程의 약칭)이라는 이름의 국책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 민족의 전근대 국가의 하나인 ‘고구려(高句麗)’를 ‘중국 소수민족의 지방정권’이라 억지 주장을 펴면서 중국 역사에 편입시키려는 작업이다. 진리 탐구의 학문 입장에서는 전혀 근거 없는 어불성설의 망발이다. 세계 속 한국의 국명 ‘코리아’(Corea, Korea)가 사실은 ‘고구려’에서 기원했음을 알게 되면 중국의 ‘고구려 중국사 편입 공작’이 학문과 과학을 저버린 역사제국주의, 역사침략공작임을 전 세계와 중국인들도 한층 더 밝게 알게 될 것이다.
중국 옛 사가들은 이웃 민족·국가를 비하하면서 망자존대의 사필을 쓰는 악습이 있어 왔다. 그러나 그때에도 자기 역사와 남의 역사를 준별할 줄 알아서, 동북쪽 이웃 민족과 국가의 역사는 예컨대 ‘동이전(東夷傳)’ ‘북사(北史)’ 등으로 분류하여 중국역사가 아닌 외국 역사, 외국과의 관계사임을 명백히 했다. 고구려는 중국의 일부가 아닌 외국으로서 ‘동이전’에 포함시켜 왔다.
중국에서는 정사에서도 ‘고구려’를 ‘고려(高麗)’라 호칭하고 표기한 것이 더 많다. ‘남제서(南齊書)’ ‘주서(周書)’ ‘수서(隋書)’ ‘구당서(舊唐書)’ ‘신당서(新唐書)’ 등은 ‘고구려’를 공식 ‘고려(高麗)’로 기술했다. 예컨대 ‘구당서’는 “고려(고구려)는 본래 부여의 별종이다”라고 하고, 당의 창업주인 고조(高祖)가 622년 고구려 영류왕에게 보낸 공문편지에 “이제 두 나라(고구려와 당)가 서로 화평을 통하게 되었으니(今二國通和)”라고 쓰고, 수나라의 고구려 침공 때 잡힌 수나라 군인 포로들을 돌려보내 달라고 요청한 기록을 수록했다. 이때 당 고조는 고구려를 당의 일개 지방정권이라고는 꿈에도 망상하지 않고, 도리어 ‘두 국가’(二國·고구려와 당)라고 하여 고구려가 당과 어깨를 나란히 한 당당한 외국 독립국가임을 기록에서도 명백히 하였다. 고려(고구려)는 수나라 군인 포로 1만명을 당에 반환해 주었다고 ‘구당서’에 기록되어 있다.
당이 668년 고구려를 멸망시키고 수도 평양에 당의 ‘안동도호부’를 설치했다. 평양은 황폐화되었다. 고구려 유민들은 피란민이 되어 대거 남하해서, 송악(松岳·개성)이 고구려 유민의 중심 도시가 되었다. 신라가 쇠약해지자 궁예가 이 지방 고구려 유민 후손들을 기반으로 901년 ‘후고구려’(공식 국명 고려·高麗)를 세우고 송악에 도읍하였다. 그러나 포학한 궁예가 수도를 철원으로 옮기고 국명도 마진(摩震)·태봉(泰封)으로 고치자, 송악의 고구려 유민 후손 세력은 궁예를 버리고 고구려 유민 직계인 왕건을 추대하였다.
왕건은 918년 국호를 ‘고려’로 회복하여 고려 왕조를 개창하고 수도를 송악(개성)으로 정하였다. 왕건은 즉위 직후 그동안 폐허가 된 평양에 황해도 배천·연안·황주·봉산 등지의 주민을 이주시켜 평양을 재건하고 ‘서경(西京)’이라 이름하여 양경(兩京)체제를 만들었다. 고려태조 왕건은 자손에게 남긴 ‘훈요(訓要)10조’의 제5조에서 “서경은 아국(고려)의 지맥의 근본(根本)이다”라고 했는데, 당시의 풍수설을 빌려 표현했지만 본뜻은 “고려의 근본은 고구려(평양)”임을 자손에게 명백히 밝힌 것이었다. ‘고려’ 국명은 ‘고구려’의 계승임을 명명백백하게 알 수 있다.
고려는 중국 및 동남아 국가들뿐만 아니라 아랍국가들과도 무역을 했으므로 세계에 한국이 ‘고려’(Corea, Korea)로 알려져서 한국의 나라·겨레 이름이 세계에서 ‘코리아’로 정립된 것이다. 즉 고구려(고려) 고려 코리아로 된 것이다. 민족·언어·문화는 물론이요, 국가 명칭에서도 ‘고구려’는 한국민족·한국역사의 일부임이 명명백백하고 당·중국의 일부가 전혀 아닌 것은 불을 보듯 명료한 것이다.
오늘날 중국에서 ‘고구려’를 중국 역사의 일부로 만들려고 하는 것은 과거 한·위진·남북조·수·당·송·원·명·청·중화민국 어느 시기에도 하지 않았던 처음 있는 망발이다. 중국사회과학원에 이러한 ‘역사침략’ ‘역사제국주의’ 공작을 즉각 중단하도록 권고한다. 또한 한국은 중국의 고구려 역사 뺏기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학계와 정부 모두 욱 적극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신용하 한양대 석좌교수·한국사회사)
2003/12/08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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