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른 이 154052639 명
  깁고 더함 2007/12/28
   
 
 
 
  어휘 풀이
[우리말바루기] 책갈피

이제 본격적인 가을로 접어드는 시기다. 곧 나뭇잎이 노랑 빨강으로 물들 터인데 올해는 비가 많고 낮과 밤의 기온 차가 크지 않아 단풍의 색이 곱지 않을 것이라 하니 좀 실망스럽다. 예전에는 예쁘게 물든 은행잎이나 단풍잎을 책갈피에 끼워 말려 편지지에 붙이기도 하고 성탄절 카드를 만드는 데 쓰기도 했다. 이제는 e-메일에 밀려 종이 편지는 구경하기조차 어려우니 자연히 그런 풍경도 보기 힘들게 됐다.

　‘갈피’는 ‘겹치거나 포갠 물건의 하나하나의 사이. 또는 그 틈’을 의미하는 단어다. ‘책갈피’는 ‘책장과 책장의 사이’를 뜻한다. 그러니 흔히 볼 수 있는 ‘책갈피 사이에 단풍잎을 끼우다’라는 표현은 잘못이다. 책갈피에 이미 ‘사이’란 뜻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책갈피에 단풍잎을 끼우다’로 충분하다. ‘책갈피를 넘길수록 선명해지는 추억의 알록달록한 풍경’은 어떨까? 이 경우는 책갈피를 책장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책갈피는 물건 사이의 공간을 말하는 것이므로 ‘넘긴다’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다. ‘책장을 넘길수록 선명해지는 추억의 알록달록한 풍경’이라고 써야 적확하다.

　요즘은 책갈피를 ‘책을 보다가 어디까지 봤는지 표시하기 위한 종이쪽지’ 등으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도 많다. “단풍잎으로 책갈피 만들기 등 10여 개 체험이 행사 기간 내내 이어진다” “젊은이들 사이에 영화 필름으로 만든 책갈피 열풍이 일고 있다” 등이 그런 사례다. ‘읽던 곳이나 필요한 곳을 찾기 쉽도록 책갈피에 끼워 두는 종이쪽지나 끈’은 서표(書標) 또는 갈피표라고 한다. 표지(表紙), 갈피끈, 보람줄이라는 단어를 쓸 수도 있다.

2007/10/03 중앙일보
   
 
번호 예제 날짜 출처
1544 [말바로 글바로] 北美와 美北 2009/06/19 국민일보
1543 [우리말 바루기] 뿜어 나오다(?)/ 담겨져 있다(?) 2009/06/18 중앙일보
1542 [우리말 바루기] 구설수 있고, 구설에 오르고 2009/06/16 중앙일보
1541 [우리말 바루기] `-습니다` 2009/06/04 중앙일보
1540 [우리말 바루기] 고생에 찌들린(?) 얼굴 2009/06/03 중앙일보
1539 [우리말 바루기] 너 겁나구나(?) 2009/06/02 중앙일보
1538 [우리말 바루기] `거나한 밥상`이 궁금하다 2009/05/26 중앙일보
1537 [우리말 바루기] `줍는/주운 것` 2009/05/18 중앙일보
1536 [우리말 바루기] `꾹돈`을 섬겼다 2009/05/12 중앙일보
1535 [우리말 바루기] `타산지석`의 올바른 사용법 2009/05/11 중앙일보

   
   
 

 


이 누리집은 한국어 맞춤법/문법 검사기를 판매한 자금으로 부산대학교 정보컴퓨터공학부
인공지능연구실에서 깁고 더하고 있습니다.
우리말배움터(051-516-9268)에 고칠 곳이 있거나 건의할 것이 있으신 분은 연락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