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른 이 153648127 명
  깁고 더함 2007/12/28
   
 
 
 
  어휘 풀이
[우리말바루기] `넙죽넙죽`과 `넓죽넓죽`
해태를 거쳐 삼성을 호령하면서 한국 프로야구의 한 획을 그었던 김응용 전 감독. 그에겐 늘 두 가지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통산 1463승, 22년이란 최다승·최장수 감독과 ‘코끼리’란 애칭. 그러나 그의 별명은 1루수로 뛰던 선수 시절에 생긴 것이다. 우람한 몸집의 그가 마치 코끼리가 과자를 받아먹듯 야수들이 송구한 공을 ‘넓죽넓죽’ 잘 받는다고 해서 불렸던 이름이다.

별명이 붙은 사연만큼이나 눈길을 끄는 단어가 ‘넓죽넓죽’이다. 많은 사람이 ‘무엇을 받아먹을 때 입을 냉큼 벌렸다가 닫는 모양’을 일컫는 말로 쓰고 있다. ‘몸을 바닥에 냉큼 엎드리거나 선뜻 행동하는 모양’을 이를 때도 흔히 사용하지만 ‘넙죽넙죽’이 어법에 맞는 말이다. “존 스탁턴과 1990년대 미국 프로농구 유타 재즈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칼 말론은 공을 잡았다 하면 넙죽넙죽 림에 꽂아 넣어 ‘우편배달부’란 별명을 갖고 있다”처럼 써야 한다.

‘넓죽넓죽’은 ‘여럿이 다 길쭉하고 넓은 모양’이란 뜻이다. “그는 소금과 후추로 간한 두툼한 목살을 가위로 넓죽넓죽 잘라 구워 먹는 소금구이를 좋아한다”와 같이 사용한다. 두 단어 모두 표준어이나 그 쓰임은 전혀 다르다.

‘넓죽넓죽’은 ‘넓다’에서 파생된 말로 의미상 관련이 있기 때문에 ‘넓-’이라는 어간의 원형을 살려 적지만, ‘넙죽넙죽’은 면적이 크거나 너비가 길다는 ‘넓다’의 본뜻과 이미 거리가 멀어진 경우로 소리 나는 대로 표기해야 한다.

2008/04/22 중앙일보
   
 
번호 예제 날짜 출처
1322 [우리말바루기] 몫돈(?) 마련하기 2008/01/21 중앙일보
1321 [우리말바루기] 몸을 부비다(?) 2008/01/20 중앙일보
1320 [우리말바루기] 성숙/ 숙성 2008/01/17 중앙일보
1319 [우리말바루기] 귓대기(?) 2008/01/16 중앙일보
1318 [우리말바루기] 하늘은 온종일 `뿌옜다` 2008/01/15 중앙일보
1317 [우리말바루기] 기름에 절은(?) 새 2008/01/06 중앙일보
1316 [우리말바루기] 수식 관계 띄어쓰기 2008/01/03 중앙일보
1315 [우리말바루기] 무자년 2007/12/31 중앙일보
1314 [우리말바루기] ‘이제서야/이제사’ (?) 2007/12/26 중앙일보
1313 [우리말바루기] 꼼꼼이(?) 준비하세요 2007/12/11 중앙일보

   
   
 

 


이 누리집은 한국어 맞춤법/문법 검사기를 판매한 자금으로 부산대학교 정보컴퓨터공학부
인공지능연구실에서 깁고 더하고 있습니다.
우리말배움터(051-516-9268)에 고칠 곳이 있거나 건의할 것이 있으신 분은 연락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