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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깁고 더함 2007/12/28
   
 
 
 
  교육, 학술
[짐승이름] 너구리 / 정호완

짐승들이 겨울 준비를 다 끝냈는데, 너구리만 느긋하게 놀고 지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날씨는 추워지고 얼어붙기 시작했다. 너구리는 오소리를 찾아가 같이 지내자고 사정했다. 오소리가 조건을 내걸었다. “같이 살고 싶으면, 굴에 있는 오물을 모두 깨끗이 치울 수 있겠느냐.” 그 뒤로 너구리는 게으른 이의 상징처럼 여기게 되었다.(연변 전설) 천 년 묵은 너구리와 감찰 선생과의 사연이다. 너구리가 사람으로 둔갑한다. 둔갑한 너구리는 서울로 올라가 어떤 정승의 사위가 된다.(거창 전설)

너구리의 옛말은 ‘러울’(獺·훈민정음 해례)이었다. 달리 소학언해에서는 ‘너구리’가 나온다. 러울과 너구리는 모음 사이에서 자음의 특이한 변화를 보여준다. 어원은 확실하지 않다. 만주말로 니오헤(niohe·이리), 에벤키말로 네게(neke·담비)와 비교된다. ‘러울’을 살필 필요가 있다. 이는 ‘너울’과 관계가 있는데, 너울은 바다의 큰 물결, 얼굴에 쓰는 물건을 뜻한다. 동시에 너구리는 ‘너굴’에 뒷가지 ‘-이’가 붙은 말로 보인다. 여기서 ‘너굴-너울-러울’의 걸림을 상정해 볼 수 있다. 개과에 들어 여우보다는 작으나 살지고 낮에는 굴속에 느긋하게 있다가 밤에 돌아다니며 들쥐·뱀·개구리·과일 등을 먹으며 산다. 사람의 너울을 쓰고 그렇게 엉큼한 일을 저지를 수가 있느냐고 한다면 너구리를 떠올릴 법하겠다.

정호완/대구대 교수·국어학

2008/09/03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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