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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깁고 더함 2007/12/28
   
 
 
 
  언어, 사회 현상
[고장말] 어디 가여? / 이길재

‘-여’는 충청도말의 ‘-유’와 같이 ‘-요’가 그 형태를 달리하는 방언형이다. ‘-여’는 경북 일부 지역과 강원·경기·충청 일부 지역에서 쓰이는 말이다. 다시 말해서 ‘-여’는 주로 중부 지역에서 쓰인다. “이연이 어매가 그렇게 갔잖아여.”(웰컴투 동막골) “우리 삼촌이 나버다 두 살 위잖아여.”(서울토박이말자료집) “다숫 번 하는 늠이 없더래여.”(한국구비문학대계 강원편) “고마 솥에다 넣어 삶아가지고 시어머이 믹있디이 고만 먹고 빙이 나아여.”(위 책 경북편)

우리말에서 높임토 ‘-요’가 쓰이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이후로 본다. 따라서 ‘-유’나 ‘-여’가 쓰이기 시작한 것도 그리 오래되지 않은 일이다. 요즘은 매체가 발달하고 교육 수준이 높아져 ‘-요’가 널리 쓰이지만, 그 이전에는 ‘-요’와 유사한 구실을 하는 ‘-라우, -예, -마씀/양, -이다’ 등이 널리 쓰였을 것이다.

최근 피시통신에서 ‘-여’를 흔히 볼 수 있는데, 이때 ‘-여’는 성격이 다른 것으로 보인다. 익명성이 보장되는 가상공간에서 상대의 나이·지위 등을 알기 어렵기에 사회적 실재감이 결여되기 마련이다. 곧, 들을이에게 말을 낮춰야 할지 높여야 할지 종잡기가 어렵다. 이런 때 ‘-여’를 쓰는데, 이때 ‘-여’는 표준어 ‘-요’와 대응하는 말이 아니다. 사이버 공간에서 ‘-여’는 얼버무려 쓰는 말로 보인다. 따라서 ‘-여’는 높임말도, 낮춤말도 아닌 셈이다. “즐여!” “즐감 하세여.”

이길재/겨레말큰사전 새어휘팀장

2008/06/22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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