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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른 이 141361471 명
깁고 더함 2007/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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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말 클리닉] 표제어·예문 많을수록 좋은 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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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에 글방을 꾸몄거나 집무실 벽을 온통 책꽂이로 장식한 것을 보면 부럽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한칸의 방을 사색의 공간으로 할애하려면 그만큼 경제적으로도 여유로워야 하고, 집무실을 따로 갖추고 있다면 사회적으로도 중요한 인물임에 틀림없을 터인데…. 책 속에 묻혀 있는 주인을 보노라면 사려 깊고 학식 높은 인품의 향기가 짙게 묻어나는 듯하다.
장서(藏書)를 보면 소장자의 전공은 물론, 취향까지도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다. 책은 일하는데 필요하거나 좋아할 때에만 모이는 특성을 지녔기 때문이다. 책더미에 눈길을 주다가 커다란 국어사전을 발견하게 되면 반가운 마음이 앞선다. 어문관계 일을 전공으로 하거나 교직에 있는 인사가 아닐 경우, 그 주인의 인품과 덕망과 학식은 존경을 받을만큼 훌륭하다고 여겨도 크게 어긋남이 없을 것이다. 우리말, 우리글을 아끼고 사랑하기에 흔치 않은 대형 국어사전을 가까이 하지 않겠는가.
국어사전은 우리말의 총화(總和)이자 보고(寶庫)다. 그런데 숱하게 쏟아져나온 여러 사전 가운데 어떤 것이 좋은 사전일까. 국어사전은 표제어(標題語)가 많을수록, 뜻풀이가 상세할수록, 활용 예문이 다양할수록 좋다. 사전에서 하나하나 따로 내세워 그 말뜻이나 어법상의 구실을 밝히는 표제가 되는 말을 표제어라고 한다. 즉 사전에 실린 낱낱의 말을 가리킨다.
책을 읽다 어려운 말, 헷갈리기 쉬운 말을 만나거나 글을 쓸 때 적합한 표현이 떠오르지 않으면 사전을 찾아보게 된다. 국어사전에는 참으로 쓸모 많은 여러가지가 친절한 뜻풀이와 함께 실려 있다.
한자어에는 한자, 외래어에는 그 원어를 표시해 어원(語源)을 밝히고 있다. 한자와 영어 이외의 것은 그 나라 언어명을 명시하는 것이 보통이다. 또 불규칙용언의 활용도 풍부한 예문과 함께 실어 이해를 돕고 있다. 문장의 주제를 서술하는 기능을 가진 말을 용언이라고 하는데 동사나 형용사가 여기에 속한다. 불규칙용언의 활용은 표제어로 따로 올리지 않고 원형을 풀이하며 예시한다. 동사나 형용사의 불규칙활용을 찾아보려면 그 원형을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사전에는 이밖에 본딧말, 준말, 비슷한말, 큰말, 작은말, 센말, 거센말, 여린말, 높임말, 예사말, 낮춤말, 변한말, 낮은말 같은 갖가지 관련어도 실어 우리말 표현의 다양화를 추구할 수 있게 이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란 속담에 빗댄다면 국어사전은 구슬이요, 보배가 되도록 꿰는 일은 늘 사전을 가까이 하며 우리말을 갈고 닦아 빛내는 것이다.
2003/06/12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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