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다양한 인종만큼이나 다양한 언어를 갖고 있다. 처음 낯선 외국어를 접하면 거부감과 당황스러움을 느끼지만 인사말과 감사의 표시 등을 배우면서 `언어 걸음마`를 시작한다.
하지만 이보다 먼저 배우는 말이 있으니 이름하여 육두문자.
스페인에서 최고의 판매부수를 자랑하는 마르카지도 15일자(현지시간) 사설을 통해 이런 언어 학습의 `지름길`을 잘 보여 주었다. 최근 조추첨 관계로 부산을 방문한 마리오 카베제로 기자가 쓴 사설의 제목은 `한국과 일본,이상한 파트너`.
이 글에서 카베제로 기자는 “내년 세계사적으로 일어날 가장 큰 사건은 유로화 통용과 2002년 한·일월드컵”이라며 “이번 월드컵은 ▲21세기 첫 축제 ▲첫 아시아 개최 ▲첫 공동개최의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과 일본이 공동개최를 하고 있지만 한국은 일본에 의미 있는 증오심을 갖고 있다”며 “한국 정부는 종군위안부처럼 일본이 강점기 중 저질렀던 악행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베제로 기자는 한국에서 경기를 갖는 스페인 선수들이 이러한 한국의 정서를 잘 알고 이해해야 한다며 간단한 한국어를 배워야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끝맺음에서 그의 해학적인 재치가 번뜩인다. `Buenos dias(안녕하십니까) Gracias(감사합니다) Por favor(실례합니다)` 등 세 가지 말을 기본적으로 배워야 하지만 이보다 먼저 알아야 할 필수적인 표현이 있다는 것.
카베제로 기자는 “만약 우리 스페인팀이 16강에 진출할 수 있는 결정적인 골을 넣었을 때 심판이 이 골을 무효로 선언한다면 선수들이 함께 외쳐야 할 말이 있다. 그 단어는 `ssipalnom`”이라고 밝혔다.
물론 스페인 독자들이 정확한 뜻을 몰라서 그랬을 수도 있지만 가장 정제된 언어와 표현을 사용해야 하는 언론에서조차 축구를 논할 때는 `s`로 시작되는 말이 통용되는 스페인. 승부 앞에서 물불을 가리지 않는 이들에게 이성보다는 화끈한 욕설과 해학이 넘치는 언어가 축구에서는 더욱 필요한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