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방송 연예계도 세태를 풍자하는 여러 유행어를 낳았다. 올 한해 인기를 끌었던 유행어를 총정리한다.
△장진구같은 놈〓MBC 드라마 `아줌마`의 `속물` 교수 장진구(강석우)를 가리키는 말이다. 장진구는 강사를 전전하다 아버지 퇴직금을 대학에 준 뒤 교수가 되는 무능 남성의 전형. 게다가 고졸 출신의 아내를 철저히 무시하고 대학 여동창과 바람을 피우는 등으로 장진구는 한국 남성의 가부장적 권위와 지식인의 허상을 드러냈다. `장진구같은 놈`은 당시 여성들이 남성에게 할 수 있는 욕의 최대치였다.
△작업 들어갔어〓MBC 시트콤 `세친구`에서 윤다훈은 여자만 보면 “작업 들어간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여기서 `작업`이란 애정없이 단계적인 공식과 `기술`로 여성에게 접근하는 것으로 `여성 꼬시기`의 기계화를 의미한다. 윤다훈은 “작업만 걸면 어떤 여자든 넘어온다”며 진실이 증발된 사랑 풍속도를 대변했다.
△고조 우리 롄볜에서는…〓KBS2 `개그콘서트`의 `옌볜 총각` 박성범의 개그 한마디. 촌스런 외모의 그는 항상 “고조 우리 롄볜에서는…”으로 대사를 시작한다. “100년 묵은 산삼은 산삼축에도 못낌다. 500년쯤돼야 조고이 깍두기 좀 담가먹겠구나 함다” 등. 이는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으로 온 옌볜의 조선족이 급증한 세태를 반영한 것이다.
△관심법(觀心法)〓 KBS1 `태조왕건`에서 말년의 궁예(김영철)가 자주 사용한 말로 특히 직장인들 사이에서 유행했다. 궁예는 상대의 마음을읽어낸다는 신통력이 있다며 이를 정적을 제거하는 수단으로 휘둘렀다. 샐러리맨 사이에서는 “부장님 `관심법` 때문에 꼼짝 못하겠다”는 등의 말들이 오갔다.
△뭬야?〓SBS `여인천하`는 경빈(도지원)과 문정왕후(전인화)의 세력다툼을 벌이는 과정에서 여러 유행어를 쏟아냈다. “뭬야?” “찍어 내려 하십니까”(도지원) “뭐라” “그 입 다물라”(전인화) 등. 특히 왕비나 대신들이 자주 쓴 “왜 저를 찍어 내려 하십니까”는 현실 정치권에서도 퍼졌다.
△최음제인 줄 알았어요〓탤런트 황수정의 히로뽕 투약 혐의에 대한 공판이 진행중인 가운데 사전에 히로뽕인줄 알았느냐가 결정적 요인이 되고있다. 황수정은 검거 당시 “히로뽕인 줄 몰랐다. 최음제인 줄 알았다”고 말해 여러 프로그램에서 인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