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2일 "120 민원전화를 통해 이달부터 표지판이나 홈페이지 등의 잘못된 외국어 표기에 대해 시민제보를 접수키로 했다"는 발표에 대한 시민들의 시각이 곱지 않다. 여러 경로를 통해 지적된 기존의 오자도 고치지 않는 서울시가 새삼스레 시민들 제보는 뭐하러 받으려 하느냐는 비난이다.
서울시의 대표적 외국어 오자 표기 사례는 지난해 12월5일부터 월드컵에 파견될 특파원 등 외국 관계자들의 편의를 위해 운영하는 영문홈페이지 `Seoul now`. 이 홈페이지의 한국어 회화 코너인 `Let`s learn Korean`에 오자가 많다는 지적(본지 2001년 12월25일자 보도)이 있은 지 10일이 지났지만 주요 오기 사례가 여전히 고쳐지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다.
서울시는 문제가 됐던 부분 중 몇곳을 수정했으나 `수요일`을 `thursday`라고 표시한 문장이나 `10시30분인이에요` 등의 오기를 그대로 방치하고 있다. 또 `What time will you meet your friend?`의 답으로 `I will meet them at 8 p.m.`이라고, 목적어(them)의 단·복수를 혼동한 문장을 수정하지 않은 채 홈페이지에 올려놓고 있다.
이밖에 평서문 `그 정도는 누구든지 할 수 있어`를 `Everybody can do that much?`라고 번역하면서 뒤에 물음표를 붙이는가 하면 `3만원`을 `3,000won`이라고 표시해 놓아 외국인들에게 바른 한국어를 가르치겠다는 이 홈페이지의 운영 목적을 의심케 하고 있다.
H여행사 김종원씨(36)는 "업무상 서울시 영문홈페이지 `Seoul now`를 자주 보게 되는데 오자가 너무 많아 외국인들에게 창피를 당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며 "서울시가 오자 투성이 홈페이지는 그대로 둔 채 또다시 오자 제보를 받겠다는 것은 시민을 우습게 보는 처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