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른 이 182552485 명
  깁고 더함 2007/12/28
   
 
 
 
  언어, 사회 현상
손가락으로 수다떨기

우리학교 학생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어떤 취미를 가지고 있는가 궁금하여 가끔 학교 게시판을 엿볼 때가 있다. 그러나 그것은 부질없는 욕심, 학생들의 토론에 참여하는 것은 고사하고 의미전달조차 안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셤끝났다아~^^/음냐.. 집에가는 사람은/으.. 난 물리숙제 @-@/처량해 >-<

웃는 표정(^^)은 알겠는데 어지러운 표정(@-@), 찡그린 표정(>-<)은 학생들의 설명을 들어야 겨우 짐작할 수 있다. 그래도 이 정도는 양반이다. 핸드폰에 뜨는 문자 메시지는 가히 한 장의 그림 카드를 대하는 느낌이다. 여기에 문법과 맞춤법을 무시하는 구어체의 말투.

이 때문에 최근 통신언어를 비판하는 안티 통신어 사이트가 네티즌들 사이에서 호응을 얻고 있기도 하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며 그 의미는 무엇일까?

사람들이 만나서 남 이야기하거나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하면서 시간 죽이는 것만큼 스트레스 해소되는 일도 없을 것이다. 지나고 보면 내용은 없어도 오고가는 대화 속에서 서로의 친근감을 확인하면서 긴장이 풀리고 재미가 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쉽고 재미있는 유희가 인터텟에서 이루어진다. 내가 타이핑한 `말`이 상대방의 모니터로 전달되어 보여진다. 다시 상대방의 반응이 금방 내 모니터에 떠오른다. 마치 대화 상대자의 얼굴을 보는 것처럼.

이런 과정에서 이모티콘( emoticon)이 저절로 나타난다. 웃음, 윙크하는모습, 어지러운 모습 등 주로 얼굴 표현을 하다보면 마치 상대방의 표정을 보면서 대화를 나누는 느낌이 들게 된다.

손가락으로 수다를 떠는 채팅의 묘미는 여기에 있다. 밋밋한 글에 정감이 들어가고 한국어를 모르는 외국인에게까지 의미가 전달된다. 이런 종류의 언어는 온라인 상의 논리에 맞는 것이며 채팅 사용자라는 공동체 의식을 느끼도록 고안된 그 집단의 은어이다. 무조건 부정하기보다는 문제점을 보완한다면 우리의 언어 생활을 풍요롭게 해줄 수 있지 않을까?

<최혜실 KAIST 인문사회과학부 교수>

2002/01/04 매일경제



   
 
번호 예제 날짜 출처
159 [기자의 눈] 국적없는 `한자표지판` 2002/01/04 한국일보
158 손가락으로 수다떨기 2002/01/04 매일경제
157 `홈페이지 오기` 서울시 철면피 2002/01/03 굿데이
156 한해를 장식한 명대사…"내가 니 시다바리가" 등 2001/12/27 동아일보
155 올 방송가 유행어 "작업 들어갔어" "뭬야?" 2001/12/26 동아일보
154 서울시 외국특파원 대상 사이트 맞춤법 엉망 2001/12/25 굿데이
153 [충남] “왜 그렇게 건방져…” 교장 언어폭력 파문 2001/12/17 국민일보
152 스페인언론 "꼭 배울 한국말 XX놈" 2001/12/16 스포츠투데이
151 한나라당 영문표기 `바꿀까 말까` 고민 2001/12/12 한국경제
150 거칠어진 `입`…올 한해를 휩쓴 유행어 2001/12/12 굿데이

   
   
 

 


이 누리집은 한국어 맞춤법/문법 검사기를 판매한 자금으로 부산대학교 정보컴퓨터공학부
인공지능연구실에서 깁고 더하고 있습니다.
우리말배움터(051-516-9268)에 고칠 곳이 있거나 건의할 것이 있으신 분은 연락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