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명 출판사들이 7차 교육과정에 따른 새학기 중학교 2학년의 국정 국어 교과서가 확정되기 전 출판사측이 자의적으로 조합한 교과과정에 근거한 참고서를 시중에 판매해 물의를 빚고 있다.
23일 학부모들에 따르면 경기도 의정부시를 비롯한 전국 서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두산동아출판사의 중학교 2학년 참고서인 `프로젝트 중학국어 2―1`과 디딤돌출판사의 `투탑국어 2―1`은 지난 18일 확정된 새학기 중학교 2학년 교과서와 전혀 다른 내용이 다수 실려 있다.
교과서에 `어떻게 읽을까`라고 된 단원의 경우 이들 참고서는 제목부터 `왜 글을 읽는가``왜 읽기가 중요한가`라고 돼 있는데다 세부적 내용도 확정된 교과서와 전혀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도 출판사측은 이같은 엉터리 참고서를 회수하지 않고 수만권에 달하는 물량을 전국 서점에 배포,권당 7000∼8500원에 버젓이 판매되고 있어 이들 출판사의 참고서를 토대로 공부한 학생들은 상당한 혼란을 겪고 있다.
더욱이 이들 출판사는 참고서 표지에 `7차 교과서 완전분석`이란 글씨까지 써넣어 마침 새 교과서의 참고서인양 판매하고 있으나 교육당국의 단속 등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들 출판사는 방학기간 중 입시학원 등에서 새 교과과정에 맞춰 주요 과목을 미리 공부하려는 학생들을 겨냥, 이같이 무리한 출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동아의 경우 학부모들이 항의하면서 반품을 요구하자 처음엔 이를 거절하고 정오표만 주겠다고 버텼으며, 학부모들이 실력행동 기미를 보이자 반품받겠다고 자세를 바꿨으나 실질적인 반품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학부모들은 “출판사들이 새 교과서가 결정되지 않았는데도 종전의 교과서를 토대로 엉터리 내용의 참고서를 만들어 새 교과서의 참고서인양 판매하는 것은 학생들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대해 두산동아 관계자는 “7∼8개 출판사가 지난해 12월 말부터 학원 교재용으로 참고서 수만권을 미리 출판했으나 중학교 2학년 국어 교과서는 지난 18일에야 확정되는 바람에 내용이 상당부분 틀린 게 사실”이라며 “출판사들이 경쟁적으로 발행하다보니 이런 일이 생겼다”고 변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