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활 5년째인 캐나다인 영어강사 A씨는 서울 신촌로터리에 처음 갔을 때 `Shinchon Rot.`이라고 쓰여있는 도로표지판을 보고 `Rot.`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알지 못했다. 그는 `썩었다`는 의미의 `rotten`의 줄임형인 줄 알았다가 나중에 한국인 친구로부터 `Rotary`의 줄임형이라는 말을 듣고 실소를 금치 못했다고 털어놨다. 외국에서는 교차로를 의미하는 `Intersection` 또는 `cross section`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월드컵대회가 100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월드컵 개최도시 곳곳에 설치된 도로 및 관광안내표지판에는 여전히 엉터리 영문표기가 많아 외국손님맞이를 위해서는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외국어표기전담팀이 지난달 시청과 명동 일대 도로 및 안내표지판을 표본, 조사해본 결과 대부분 옛날 표지판 그대로였고 새로 설치된 표지판도 제대로 표기된 경우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내 곳곳에 설치된 도로 및 관광안내표지판에 자신이 현재 서 있는 위치를 `Standing Point`로 표기하고 있으나 이는 한국식 표현으로 외국에서는 통상 `You are here`로 표현하고 있다.
서울 양천구청의 경우 `Yangcheon Distric Office`로 돼 있으나 서울시 외국어표기교열센터는 `Yangcheon Gu Office`가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이같은 혼선은 건설교통부의 `도로표지판 제작·설치 및 관리지침`이 문화관광부가 지난 2000년 7월 일반적인 영문표기 기준으로 고시한 `국어의 로마자표기법`과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로마자표기법 개정전과 후에 설치한 안내표지판이 혼재돼 있어 어느 것이 맞는지 혼란스럽다.예를 들어 개정후 김포의 영문표기는 Gimpo인데 종전표기인 Kimpo가 그대로 방치돼 있다.
지방 월드컵 개최도시의 도로 및 안내표지판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대전월드컵경기장과 전주월드컵경기장내 장애인 주차안내는 Disabled parking으로 돼 있어 못쓰는 주차장으로 이해하기 쉽게 돼 있는 등 시급히 개선해야 할 사항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