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작업실 한편에는 <아름다운 우리말 찾아쓰기 사전>이라는 책이 늘 같은 자리에 꽂혀있다.
조금은 독특한 제목의 이 책을 많이 보거나 요긴히 사용하진 않지만, 처음 이 책을 보았을 때 들었던 생각 때문인지 아니면 우리 음악을 어린이들에게 쉽게 가르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 때문인지 영어나 국어사전을 꽂아둔 곳에 두지 아니하고 자주 보는 국악개론서 등과 같은 음악 관련 서적들과 함께 꽂아두었다.
책의 저자인 김정섭씨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버릇처럼 사용하고 있는 한문자와 한자말 그리고 일본말을 버리고 아름다운 겨레말로 대신하자는 주장과 함께 이러한 단어들을 순수한 우리말로 고쳐 두었다.
‘괴질(怪疾)’은 ‘모를 병, 이상한병’으로 ‘돌풍(突風)’은 ‘갑작바람’으로 그리고 영어식 표현인‘바이브레이션(vibration)’은 ‘목청떨기, 놀량목, 노량목’ 등으로 말이다.
책을 살펴보다 보면 우리말이 참 아름답고 쉽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개인적으로 어떤 것은 일상에서 사용하기에 조금 무리이겠다 싶기도 하지만 저자의 주장처럼 처음 언어교육을 받을 때부터 우리말로 배운다면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필자가 이 책에 공감하는 이유는 우리 음악에서 사용하고 있는 한자용어 때문이다.
‘취타(吹打)’, ‘만파식적(萬波息笛)’, ‘역취법(力吹法)’ 등 노래 제목에서부터 악기의 이름, 심지어는 연주방식과 음악의 형식에까지 사용되고 있는 한자용어들은 우리 음악을 처음 접하는 어린이들에게 어렵다는 선입견을 주고, 우리 음악을 멀리하게 하기도 한다.
또 어린이들을 지도하는 교사들은 하나하나 뜻풀이를 해주어야 하니 이도 고역일 때가 많다.
누군가 어린이들이 알기 쉽고 편한 우리말로 고쳐준다면 더욱 쉽고 재미있게 우리 음악을 배우고 익힐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취타’는 ‘불고 치며 움직이는 가락’으로‘만파식적’은 ‘모든 어려움을 잠재울 만큼 아름다운 소리를 지닌 부는 악기’로그리고 ‘역취법’은 ‘세게불기’처럼 고쳐 알려준다면 어려운 한자 제목만 들어도 고개를 절로 흔드는 아이들한테 우리 음악을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방법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