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의 뜻을 바르게 알지 못하거나 한자 자체를 모르는 탓에, 그 한자말을 한글로 적으면서 잘못 쓰는 말이 부지기수다.
"사업 실패로 집안이 풍지박살이 났다" "풍지박산났던 가족이 다시 만났다"의 `풍지박살`이나 `풍지박산`도 그런 예 가운데 하나다. "사방으로 흩어진다"는 뜻으로 `풍지박살` 또는 `풍지박산`이 폭넓게 쓰이는데, 이들 말의 바른말은 `풍비박산(風飛雹散)`이다. 風飛雹散은 말 그대로 "우박(雹)이 바람(風)에 날려(飛) 흩어짐(散)"을 뜻한다.
한자 사자성어 사이에 순우리말을 끼워넣어 엉뚱한 말로 만들어 쓰는 일도 흔하다. `양수겹장`과 `야밤도주`가 그런 예 가운데 하나다. "장기에서 두 말이 한꺼번에 장군을 부르는 일"을 뜻하는 `양수겹장(兩手겹將)`은 `양수겸장(兩手兼將)`이, "남의 눈을 피해 밤에 몰래 달아남"을 뜻하는 `야밤도주(夜밤逃走)`는 `야반도주(夜半逃走)`가 바른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