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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깁고 더함 2007/12/28
   
 
 
 
  교육, 학술
패닉과 공황

국제 석유값 급등과 중국의 긴축 정책 발표에 뒤이은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 체첸 대통령 피살 소식이 전해진 5월10일 우리나라 종합주가지수는 48이나 떨어졌다. 한때 67까지 빠지자 투자자들은 주식 투자에 대한 놀라움이 공포로 바뀌어 손해를 보더라도 당장 팔겠다는 주식 투매현상(손절매)까지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바로 다음날 진정됐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정상적인 거래가 이루어졌다.

이런 극도의 공포 심리를 흔히 증시 ‘패닉’(panic disorder의 준말) 상태라 부른다. 본래 이 말의 말밑은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와 거인들이 전쟁을 할 때 당시 ‘판’(pan)이라는 신이 버럭 소리를 질러 거인들이 혼비백산했다는 데서 비롯한다. 키가 작은 ‘판’들이 소리를 질렀다고 해서 거인들이 허겁지겁 도망치는 모습은 아주 우스꽝스러웠을 것이다. 이 신화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패닉은 놀랄 게 못 된다’는 것이다.

한자말이지만 이런 심리 상태를 ‘공황’(恐慌)이라고 하는데, 이 말은 ‘별 근거 없는 두려움이나 공포로 갑자기 생기는 심리적 불안 상태’를 뜻한다. 이 ‘공황’이라는 말은 ‘경제’와 함께 쓰여 ‘경제 공황’으로 주로 쓰인다. 세계 경제 대공황은 1929년 10월에 미국 뉴욕의 월가 증권거래소에서 시작되어 10여년이나 지속된 적이 있다.

일부에서는 ‘경제 공황’과 ‘경제 위기’를 따로 구분하기도 하는데, 일반적으로는 별 차이가 없다. 왜냐하면 ‘경제 위기’ 다음 또는 그와 함께 ‘경제 공황’이 닥치기 때문이다. 어쨌든 심리적 ‘패닉 상태’ 따위의 ‘패닉’은 ‘공황’으로 바꿔 부르는 것이 좋겠다.

최용기/국어연구원 학예연구관

2004/05/25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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