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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른 이 179888080 명
깁고 더함 2007/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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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3대가 차례로 박으면 ‘2중’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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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더하기 그는 얼마지.” “그야 나지요.”
숨은그림찾기의 바탕그림에 등장하는 바보들이 셈본실력을 뽐내는 내용을 설명하는 글인데 이게 웬 선(禪)문답인가. 확인해보니 “2 더하기 2는 얼마지” “그야 4지요”가 둔갑한 것이었다고 선배 교열기자가 우스갯소리삼아 들려준 얘기다.
원고지에다 기사를 쓰고 문선과 조판 과정을 거쳐 신문을 만들던 시절의 일화다. 그때는 알아보기 힘들게 휘갈겨쓴 난필(亂筆), 악필(惡筆)이 교열에서 가장 큰 문제였다. 교열의 1차 목표도 기자가 쓴 원고대로 문선이 되었는가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2’와 ‘그’, ‘전’과 ‘권’자는 분별하기 어려운 글자의 대표격이었다. 대개는 문맥을 짚어가며 해독할 수가 있는데, 고유명사나 성씨쪽으로 넘어가면 상황이 달라졌다. ‘전갑동’인지, ‘권갑동’인지 오로지 필자만 아는 경우도 흔했다.
시쳇말로 세월이 좋아진 요즘에는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면 필자의 원문 그대로 출력이 되니 육필(肉筆)시대의 난필, 악필 이야기는 빛바랜 전설처럼 실감이 나지 않을 터다.
글을 쓸 때 필자는 전체에 대해 책임을 지지만, 특히 고유명사나 숫자에 유의해야 한다. 필자 이외에는 그것을 달리 확인할 방법이 없기에 더욱 그러하다.
신문기사에서 왕왕 왕초보 수준의 셈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은 잘못된 고정관념이 정확한 수리개념을 앞지르기 때문이다.
“경기도 고양시 장항동, 자유로 장항인터체인지 근처에서 서울방향으로 가던 승용차끼리 3중충돌 사고가 일어났다”고 하면서 피해 차량 3대를 보도한 기사는 ‘3중충돌’을 ‘2중충돌’로 고쳐야 한다.
자동차끼리 한번 쾅하고 충돌하면 피해 차량은 2대다. 쾅쾅… 두번 충돌하면 피해 차량은 3대, 쾅쾅쾅… 잇달아 세번 충돌하면 4대의 피해 차량이 생기게 마련인 것을 확인해 보자.
‘수만명’이란 말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수만명이란 사람의 숫자가 천단위나 10만단위가 아닌, 만단위로 헤아리는 규모라는 말이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몇만몇천…명으로 인식할 때 쓰인다. 따라서 ‘수만여명 이상의 군중이 모인 집회에서…’란 기사는 수치표현이 겹으로 잘못된 것이다.
비슷한 예로서 선거철만 되면 ‘국회 의석의 과반수(過半數) 이상을 확보하기 위해…’ 같은 표현이 숱하게 나온다. ‘과반수’란 ‘반수를 넘었다’는 말인데 여기에다가 ‘이상’을 붙이면 ‘반수를 넘은 이상’의 뜻을 가진 겹말이 되는 것이다. 그냥 ‘과반수’라고 하든지, 아니면 ‘반수 이상’으로 써야 한다.
2003/06/19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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