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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깁고 더함 2007/12/28
   
 
 
 
  교육, 학술
안도현의 아침엽서 : 사투리
전라도 사투리와 관련된 우스갯소리가 하나 있다. 어느 날 밤 보초병들의 암호가 ‘열쇠’였는데, 호남 출신의 한 병사가 무심코 ‘쇳대’라고 응답했다. 그래서 총을 맞게 됐는데 그 병사는 숨을 거두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쇳대도 긴디…”

‘뜬금없이’라는 말이 있다. 내가 원고에다 ‘뜬금없이’는 말을 쓰면 서울의 교열부 기자들은 단 한 마디 상의도 없이 ‘느닷없이’라는 표준어로 바꾸어 버린다. 싸가지없는 표준어의 횡포다. 전라도 사투리 중에 ‘싸묵싸묵’이라는 말은 또 얼마나 적당한가? ‘싸묵싸묵’ 행동하는 주체의 움직임을 드러내는 데 이와 유사한 표준어는 눈을 씻고 찾아 봐도 없다. ‘천천히’도 아니고 ‘빨리빨리’도 아니다. 속도로 따진다면 아마 그 둘의 사이쯤에 있어야 하는 말일 것이다. ‘징하게’ ‘겁나게’ ‘솔찮이’ ‘새똥빠지게’와 같은 살가운 부사어, ‘깜밥’ ‘찌금장’과 ‘싱건지’와 같은 명사는 또 얼마나 유서 깊은 방언들인가.

정치적 오해에 의한 지역주의나 지역 감정은 하루바삐 청산해야 할 것들이다. 하지만 각 지역에서 두루 쓰이는 아름답고 그윽한 사투리들을 끌어안는 노력은 좀더 적극적으로 펼쳐질 필요가 있다.

2004/06/17 국정브리핑



   
 
번호 예제 날짜 출처
200 외래어 남용 심각 2004/05/18 경향신문
199 고모 2004/05/16 한겨레
198 삐끼와 여리꾼 2004/05/11 한겨레
197 용천과 룡천 2004/05/10 한겨레
196 이질 2004/05/09 한겨레
195 젖히고 제치고 제끼기 2004/05/06 한겨레
194 [중학생 학교공부 가이드]국어 학습법 2004/05/03 동아일보
193 오월의 ‘푸르름 2004/05/03 한겨레
192 오전·오후? 2004/04/29 한겨레
191 지양? 2004/04/27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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