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의 시제(時制)는 발행일을 기준으로 과거와 현재와 미래로 갈린다. 이렇게 간단한데 기사에서 가장 흔한 오류 가운데 하나가 시제에 관한 것이다. 기자들이 자연 그대로의 날짜와 발행날짜를 동시에 살고 있기 때문에 빠지기 쉬운 함정이다.
취재기자의 경우, 기사를 취재한 날과 작성한 날, 출고한 날, 실리는 날이 각각 다르기 쉽다. 발행일이 다른 여러 건의 기사를 한꺼번에 출고하는 날일수록 시제를 잘못 쓸 확률도 높아진다. 단순히 과거와 미래를 구분짓는 시제는 발행일을 염두에 두고 날짜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오류를 잡아낼 수 있다. 그렇지만 세상만사를 두루 담아내는 기사가 모두 똑 떨어지는 시제로 정리될 수 없는 데에 문제가 있다.
과거에서 시작되어 미래까지 이어지는 사건이나 행사도 적지 않다. 이것을 ‘∼한다’고 미래형으로 정리하면 잘못된 것이다. ‘∼하고 있다’는 현재진행형으로 정리하는 사례도 있지만 시제표현이 미흡하다. 이럴 때는 과거와 미래를 분리해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시제의 표현이 정확해짐은 물론 사실의 전달까지 명쾌해진다.
발행일을 7월5일로 가정하고 다음의 원문과 바람직한 수정문의 시제를 비교해 보자.
▲원문A=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4일부터 8일까지 일본을 방문, 현지 지사의 판매확대 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일본시장 판매망을 점검할 계획이다.
▲원문A 수정문=정몽구 현대·기아치 회장은 4일 일본을 방문, 8일까지 현지지사의 판매확대 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일본시장 판매망을 점검할 계획이다.
▲원문B, 1차수정문=아리랑극단은 4일부터 1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소극장에서 신파극 ‘비내리는 호남선’을 공연하고 있다. 이번 공연의 주역은 원로배우 이몽룡과 성춘향이다.
▲원문B, 2차수정문=아리랑극단은 4일 세종문화회관 소극장에서 신파극 ‘비내리는 호남선’의 막을 올렸다. 10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공연의 주역은 원로배우 이몽룡과 성춘향이다.
시제를 잘못 쓰기 쉬운 말로 ‘최근(最近)’도 꼽힌다. ‘최근’은 ‘얼마 안되는 지나간 날’이다. 최근을 사용한 문장은 과거시제여야 한다. ‘최근 나돌고 있는 불량 비디오 테이프는…’에서 ‘최근’을 살리려면 ‘나돌고 있는’을 ‘나돌았던’으로 고쳐야 한다. ‘나돌고 있는’을 살리려면 ‘바로 얼마 전부터 이제까지의 무렵’이란 뜻을 가진 ‘요즈음’, ‘요즘’을 ‘최근’ 대신 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