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른 이 156124248 명
  깁고 더함 2007/12/28
   
 
 
 
  교육, 학술
안도현의 아침엽서 : 얼음보숭이

민족 분단이 반세기를 넘어서면서 남북 언어의 이질화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우리는 같은 민족이면서도 서로 절반의 언어를 차지하고 살아왔다. 인간의 모든 언어는 널리 익혀 쓰라고 만들어 놓은 것이다. 외국어도 머리 싸매고 공부하는 마당에 같은 언어를 쓰는 한 민족의 언어를 빌려와 쓰는 일은 전혀 부끄러운 짓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우리가 부끄러워하고 경계해야 할 것은 우리의 생활 용어 속에 외국어와 외래어의 빈도 수가 근래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때에 다듬어진 북한의 어휘들을 적극적으로 빌려와 쓴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렇게 하다 보면 언어의 동질화를 통한 민족공동체 회복의 날이 자연스레 도래하지 않을까?

‘얼음보숭이(아이스크림)’ ‘얼음과자(아이스케이크)’ ‘손기척(노크)’ ‘끌신(슬리퍼)’ ‘물맞이칸(샤워실)’과 같은 말은 얼마나 그럴 듯한 우리말식 표현인가. 화물선을 ‘짐배’라고 부르고 홍수를 ‘큰물’이라고 쓰면 무어 손해볼 게 있겠는가.

분단 이후 우리는 ‘인민’ ‘동무’ ‘붉은 깃발’과 같은 말을 의식적으로 잊어버려야 했으며, 한때는 ‘원양어업’보다 북한에서 쓰는 ‘먼바다 고기잡이’가 낫다고 가르친 교사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감옥에까지 가는 뼈아픈 경험을 한 적도 있다.

아파트에서 텔레비전을 보다가 랜드로바를 신고 대형 할인 마트로 가 쇼핑을 하고 주말에는 위크앤드를 입고 교외의 가든과 모텔을 이용하는 우리는 과연 누구인가를 물어 보아야 할 때다.

2004/06/22 국정브리핑



   
 
번호 예제 날짜 출처
1002 [말뜻말맛] `강한 바람`만인가? / 김수업 2006/07/10 한겨레
1001 [말글찻집] 틀림없다/최인호 2006/07/07 한겨레
1000 [고장말탐험] 정서적 의미/이태영 2006/07/04 한겨레
999 [이진원 기자의 바른말 광] `자부동`과 `웨하스` 2006/07/04 부산일보
998 [`말짱 글짱`] 임연수(林延壽)를 아시나요? 2006/03/20 한국경제
997 [고장말탐험] 방언은 모국어다 / 이태영 2006/06/20 한겨레
996 [홍성호 기자의 말짱 글짱] 명사의 사막화 2006/06/19 한국경제
995 `번역투 문장` 장황하고 의미 전달 안돼 2006/06/19 조선일보
994 남해군 상주면, 외국인 근로자 우리말 교육 나서 2006/06/15 연합뉴스 보도자료
993 [홍성호 기자의 말짱 글짱] 비문논쟁 (1) 2006/06/05 한국경제

   
   
 

 


이 누리집은 한국어 맞춤법/문법 검사기를 판매한 자금으로 부산대학교 정보컴퓨터공학부
인공지능연구실에서 깁고 더하고 있습니다.
우리말배움터(051-516-9268)에 고칠 곳이 있거나 건의할 것이 있으신 분은 연락하세요.